프로야구 LG 트윈스 김범석이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괴력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김범석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전날 오스틴이 경기 도중 등에 담 증세로 교체됐고, 이날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쉬었다.
김범석은 4번타자 오스틴의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이날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7-5 승리에 기여했다. 7-2로 앞선 7회말 수비에서 문보경으로 교체됐다.
김범석은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3-0으로 앞선 3회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KT 선발 주권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 2구째 파울로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이후 볼 3개를 골라 풀카운트가 됐다. 7구째 높은 체인지업(127km)을 때렸다.
타구는 하늘 높이 솟구쳐 좌익수 방향으로 날아갔다. 처음에는 좌익수에게 잡히는 뜬공으로 보였으나, 타구는 계속 올라가더니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시즌 4호 홈런, 비거리 110m였다. 그런데 김범석의 홈런은 발사각이 무려 45.8도였다. 엄청난 파워로 괴력의 홈런포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테이크백 하는 동작이 배리 본즈 선수 테이크백 하듯이 비슷하게 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높은 홈런 발사각에 대해 "그만큼 힘도 좋고, 유연성도 좋다"고 말했다.
5회 무사 1루, 김범석은 세 번째 타석에서 박시영을 상대했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132km)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5호 홈런, 이번에는 발사각이 25.4도로 배럴 타구였다.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발사각 45.8도의 홈런은 보기 드문 타구다. 보통 홈런 타구는 25도~30도 배럴 타구일 때 많이 나온다. 너무 높이 뜨면 타구가 뻗어나가기 힘들다. 김범석은 지난 1일 창원 NC전에서 카스타노의 직구(146km)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타구속도는 172.3km, 발사각은 39.6도였다. 이번에는 그보다 더 큰 포물선을 그렸다.
발사각 45.8도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드문 홈런이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홈런 더비에서 195개의 홈런이 나왔다. 발사각이 40도를 넘은 홈런은 3개 뿐이었다. 애들리 러치맨이 발사각 42도와 44도 홈런을 때렸다. 발사각 44도 홈런의 비거리는 377피트(114.9m)였다.
2022년 빅리그 홈런 더비 291개 홈런 중에서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발사각 41도가 가장 높은 포물선이었다. 2021년 홈런 더비에서는 309개 홈런이 나왔는데, 발사각 44도짜리 홈런을 오타니 쇼헤이, 후안 소토, 피트 알론소가 각각 때린 바 있다. 세 명 중 오타니의 409피트(124.6m) 홈런이 가장 비거리가 큰 홈런이었다.
김범석은 최근 타격감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최근 6경기에서 18타수 4안타, 타율 2할2푼2리였다. 7경기 만에 홈런 2방으로 멀티 히트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범석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팀이 승리해서 기쁘다. 지난 목요일 키움전부터 컨디션이 돌아오는거 같았는데, 타이밍이 맞아 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첫 홈런 타구)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다. 공이 높이 뜨기도 하고 힘이 잘 안 실린 거 같았는데 뻗어가는 걸 보면서 홈런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포수와 함께 1루수로도 번갈아 출장하는 김범석은 "다양한 포지션에 서면서 출전 기회가 생기는게 오히려 도움이 되는 거 같다. 남은 시즌 목표는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고, 원정인데도 불구하고 많이 찾아와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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