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이 확정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샌프란시스코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이정후를 10일짜리에서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기며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외야수 라이언 맥케나(27)를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회 2사 만루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홈런성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오르다 중앙 펜스 철조망에 부딪쳐 왼쪽 어깨를 다쳤다. 어깨 탈구로 구조적 손상이 드러난 이정후는 스포츠의학 권위자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지난 18일 시즌 아웃을 공식 발표한 이정후는 몇 주 내로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진행한 뒤 6개월 재활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어깨의 힘을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며 2월부터 시작되는 스프링 트레이닝에는 정상적인 몸 상태로 합류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후는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지난 2018년 10월20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회 다이빙 캐치를 하다 왼쪽 어깨를 다친 뒤 11월7일 수술을 받았다. 당초 예상된 6개월보다 2개월 앞당겨 2019년 3월말 개막전에 맞춰 복귀하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인 바 있다.
이정후가 시즌 아웃되자 샌프란시스코도 후속 조치에 나섰다. 지난 14일 볼티모어에서 양도 지명(DFA) 처리된 우투우타 외야수 맥케나를 클레임 영입했다. 지난 2021년 볼티모어에서 빅리그 데뷔한 맥케나는 올해까지 4시즌 통산 291경기 타율 2할2푼4리(455타수 102안타) 8홈런 45타점 OPS .634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9경기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 2홈런 2타점 OPS 1.569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아메리칸리그 전체 승률 2위(28승14패 .667)에 올라있는 볼티모어의 외야 뎁스가 워낙 좋아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주 포지션은 우익수, 좌익수로 코너 외야수이지만 중견수로도 통산 66경기(48선발) 395이닝을 뛴 경험이 있다. 전천후 외야수로 이정후뿐만 아니라 마이클 콘포토(햄스트링), 오스틴 슬레이터(뇌진탕)도 빠진 샌프란시스코 외야의 부상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를 14-4 대승으로 장식했다. 장단 18안타로 14득점. 지난달 1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11점을 넘어 샌프란시스코의 올 시즌 최다 득점이다. 최근 3연승을 달린 샌프란시스코는 22승25패(승률 .468)를 마크했다.
이정후의 대체자로 선발 기회를 얻고 있는 베네수엘라 출신 우투우타 유망주 루이스 마토스(22)가 5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시즌 2호 스리런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6타점으로 맹타 휘둘렀다. 1회 2사 1,3루 첫 타석부터 마토스는 콜로라도 좌완 선발 타이 블락의 커터를 받아쳐 좌중월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선제 결승타. 3회 좌중간 1타점 2루타에 이어 8회 2타점 중전 적시타로 개인 최다 6타점 경기를 폭발했다.
전날(18일) 콜로라도전 5타수 3안타 5타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불방망이를 휘두른 마토스는 이날까지 시즌 7경기 타율 3할8푼5리(26타수 10안타) 2홈런 17타점 OPS 1.116을 마크했다. 5회 중견수 수비에선 앨런 트레호의 중앙 펜스 쪽으로 향하는 홈런성 타구를 펜스에 부딪치며 잡아내는 슈퍼 캐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MLB.com’에 따르면 1920년 타점이 공식 기록이 된 이후 22세 이하 선수가 2경기에서 11타점을 기록한 건 역대 최다 타이기록. 1937년 조 디마지오, 1939년 짐 타보르, 1970년 조니 벤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정말 많은 타점이다. 매번 공을 따라가는 것 같다. 그만큼 공격적이다. 이 주의 선수처럼 활약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마토스는 “큰 의미가 있다. 내가 한 활약이 자랑스럽다. 이 레벨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며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수비와 공격 모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마토스는 76경기 타율 2할5푼(228타수 57안타) 2홈런 20타점 OPS .661을 기록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22경기 타율 3할2리(53타수 16안타) 4홈런 11타점 OPS 1.004로 활약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해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에서 시작했고, 지난달 30일 콜업 후 1경기만 뛰고 다시 내려갔지만 이정후가 부상을 당한 날 다시 콜업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정후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마토스는 그 다음날부터 중견수로 선발 기회를 얻으며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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