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야구선수 이대호가 아프리카를 찾았다.
19일 방송되는 KBS 1TV '바다 건너 사랑 2024'에서는 은퇴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야구 배트 대신 아프리카 아이들의 손을 잡았다. 이대호는 남아프리카 내륙에 위치한 잠비아의 음팡고 지역을 찾아 극심한 가난과 병마에 신음하는 이들을 만났다.
잠비아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인구 열 명 중 여섯 명이 하루 2달러도 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갈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이대호가 만난 음팡고의 세 가족은 하루 한 끼조차 먹기 어려운 극빈층에 속해 있으며, 몇몇 아이들은 희귀유전병에 걸려 치료도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이대호는 가장 먼저 스메티아(27·엄마) 가족을 만났다. 그녀는 첫째 메리(6·여)와 둘째 파니리(4·여), 태어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막내 수잔(1개월) 세 명의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다. 스메티아가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일하러 가는 길은 험난하다. 첫째와 둘째는 한창 뛰어놀 나이에도 아직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유전병에 시달리고 있다. 가난한 엄마 스메티아는 아이들을 집에 두고 갈 수 없어 등에 이고, 머리에 목말을 태우고, 앞으로 안은 채 세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 첫째와 둘째는 가끔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데, 스메티아는 한 달 5000원가량 되는 약값을 벌기 위해 극심한 노동에 시달린다. 이대호는 스메티아 대신 직접 괭이를 들고 밭을 일구고, 가족들이 사용할 물을 커다란 드럼통에 담아 굴려 집까지 배달하는 등 고통스런 일상을 함께 하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잠깐의 휴식을 선물했다.
두 번째 만난 사람은 카나카타파 마을에서 소 떼를 모는 사 남매의 가장 샤리아(14·여). 반가운 인사도 잠시, 샤리아를 본 이대호의 얼굴에 걱정이 번졌다. 한눈에 봐도 심하게 돌출된 샤리아의 눈 때문이었다. 함께 만난 동생 조셉(11·남) 역시 샤리아와 같은 증상을 앓고 있다. 남매가 앓고 있는 병은 2만 5000명에 1명꼴로 나타난다는 희귀병인 크루존 증후군이다. 크루존 증후군은 두개안면융합증(Craniofacial Dystosis)의 질환 중 하나로 안구돌출이 나타나는 유전병이다. 이대호는 남매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아 이들의 눈 상태를 확인했으며, 극심한 가난으로 인해 치료받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나눔과 후원의 필요성을 호소한다.
마지막으로 만난 가족은 88세 할머니와 기프트(12·남)와 아루반(7·남) 형제다. 할머니는 부모가 없는 형제를 6년째 키우고 있다. 그러나 할머니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자, 어린 형제는 동네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품삯을 받아 할머니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다. 할머니는 어린 손자들을 챙기지 못하고 이들이 자신을 위해 고생한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 밑에서 자란 이대호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기프트 형제의 모습에 슬퍼하며,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 단둘이 살아야 하는 형제를 진심으로 챙기고 응원한다.
이대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음팡고 사람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아이들이 아이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늘(19일) 일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