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이긴다고 승점 더 주지 않는다" 담담한 김은중 감독 "이승우·정승원 계획대로"[수원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5.19 21: 49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1위'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도 다음 경기만을 생각했다.
수원FC는 19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1-0으로 제압했다.
연승을 달린 수원FC는 승점 21(6승 3무 4패)로 4위 자리를 지켰다. 3위 울산(승점 23)과 격차는 단 2점이다. 포항은 개막전 이후 처음으로 패배하며 11경기 무패를 마감했다. 승점은 25(7승 4무 2패)에 머물렀지만, 2위 김천을 득실 차에서 제치며 선두를 유지했다.

뒷심이 강한 두 팀의 맞대결답게 후반에 승부가 갈렸다.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주엽을 불러 들이고 아껴뒀던 이승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동시에 강상윤을 빼고 정승원까지 넣으며 반격을 준비했다.
'이승우 효과'가 곧바로 폭발했다. 이승우가 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는 안데르손 앞으로 공을 보냈고, 안데르손이 컷백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정승원이 오른발로 정확히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후반전 시작 휘슬이 불린 지 1분도 안 돼서 터진 벼락골이었다. 결국 이 한 골이 양 팀의 희비를 결정했다.
경기 후 김은중 감독은 "홈팬 여러분들의 응원 덕분에 선수들이 끝까지 버티면서 승리했다. 감사드린다. 선수들이 1위 포항과 경기를 잘 준비했다. 그 부분을 운동장에서 잘 실행하면서 좋은 결과까지 가져왔다. 선수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교체 투입한 선수들이 차이를 만들었다. 김은중 감독은 "전반에 우리가 의도한 대로 경기를 잘 이끌어갔다. 후반에 '게임 체인저' 선수들을 투입했다. 그들 목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득점 찬스를 만들었고, 정승원이 잘 득점했다. 준비했던 플랜을 잘 따라와 줬다"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수원FC는 후반 들어 '장신 수비수' 잭슨을 투입하며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김은중 감독은 "포항에 조르지와 이호재라는 장신 공격수가 있기 때문에 대비했다. 투입 시점을 보고 있었다. 상대가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투톱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우리도 이른 시간에 잭슨을 투입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수원FC는 1위 포항을 4점 차로 추격하며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그럼에도 김은중 감독은 "사실 순위표를 잘 확인하지 않고 있다. 매 경기 승점을 쌓으려 하고 있고, 상대를 분석하면서 준비하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지금 순위는 그닥 중요하지 않다. 그날 그날 컨디션에 따라 경기가 좌지우지된다. 다음 경기도 잘 회복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수문장 안준수가 이날도 수원FC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김은중 감독은 "안준수는 (2020 도쿄) 올림픽을 같이 나갔던 선수다. 그때부터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올해 나와 같이 하면서 K리그1에 데뷔했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있던 선수"라며 "지금까지 잘해주고 있다. 그 덕분에 수비 라인도 안정감을 찾지 않았나 싶다.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서 남은 경기를 치르면 한 단계 성장하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수원FC는 지난 라운드에서 전북을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둔 데다가 안방에서 1위 포항까지 격파하며 상승세를 타게 됐다. 하지만 김은중 감독은 그저 한 경기 한 경기만 바라보고 묵묵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중 감독은 "당시 전북이 최하위였지만, 상당히 어려운 경기였다. 지금은 순위에 큰 의미가 없다. 우리는 작년에 강등권을 전전하던 어려운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더 매 경기 집중하고 있다. 또 오늘은 최고의 공수 밸런스를 가진 1위 팀을 이겼다. 1위를 이긴다고 승점을 더 주는 건 아니다. 모든 걸 이겨낸 선수들이 대견하다. 다음은 제주 원정이다. 제주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정승원 칭찬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은중 감독은 "정승원은 포지션을 막론하고 경기장에 나가면 최선을 다하는 선수다. 오늘도 주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 윙포워드 역할을 맡았지만, 성실하게 잘해주면서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장에 나간 선수들은 100% 이상을 해주고 있다.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수비수 아르한의 몸 상태 이야기도 나왔다. 김은중 감독은 "아르한이 올림픽 예선을 가기 전에 컨디션이 아주 좋았다. 또 그 시기에 경기가 많아서 꼭 필요한 자원이었다. 다만 신태용 감독님이 강력하게 차출을 원하셔서 도와드리게 됐다. 플레이오프까지 치르고 오면서 피로가 많이 쌓였다. 컨디션이 올라오면 차출되는 상황이 반복돼서 아쉬움이 있다. 일단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투입 시기를 봐야 한다"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