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난 4월 말, 좌완 유망주 김진욱(22)에 대한 질문에 선발 투수로 활용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2021년 신인 2차 1라운드로 입단해 올해로 입단 4년차를 맞이하는 김진욱은 갖고 있는 잠재력을 모두 펼치지 못하면서 새롭게 부임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받는데 실패했다.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모두 거치면서 지적을 받았던 부분은 “생각이 많다. 급하다.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등이었다. 하지만 김진욱은 여전히 방황했다.
일단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의 활용 방안을 선발로 한정시켰다. 더 이상의 보직 전환은 없을 전망. 그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하나의 보직에서 자리잡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김진욱에게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지난 9일 KT전 4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노히터 역투를 펼쳤고 14일 NC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선보였다. 무4사구 피칭이었다. 투구수도 81개까지 끌어 올렸다. 그리고 19일 한화전 5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최근 3경기에서 14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볼넷은 단 1개 뿐이다. 최근 2경기에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볼넷이 없었다. 그동안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겪었던 김진욱이었기에 최근의 성적은 고무적일 수밖에 없다. 제구가 잡히면서 스트라이크를 꽂으니 삼진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14이닝 동안 16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롯데는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이인복이 6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00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현재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난타를 허용하는 경기가 잦아지면서 아쉬움을 키웠다. 아울러 4선발 나균안도 올해 9경기 평균자책점 7.13으로 아쉬움이 짙다. 5월 평균자책점은 무려 12.71에 달한다.
가장 먼저 기회를 얻은 선수가 김진욱과 같은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더(2020년) 출신 좌완 홍민기다. 홍민기는 2군에서 6경기 1승 평균자책점 1.59(22⅔인이 4자책점)로 증명을 했고 지난 12일 데뷔 첫 1군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2⅔이닝 4피안타 2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고 구속 149km의 패스트볼과 커브 투심 등을 구사하면서 만만치 않은 LG 타선을 상대로 분투했다. 그러나 수비가 외면하면서 홍민기의 데뷔 첫 선발 등판을 도와주지 못했다.
홍민기는 이튿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두 번째 5선발 기회를 잡은 선수는 우완 파이어볼러 이민석이었다. 2022년 1차지명이었던 이민석은 데뷔 시즌 불펜을 거쳐서 지난해 필승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인대 접합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동시에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착실하게 재활했고 선발 투수로 육성하는 방향을 잡으면서 복귀 이후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복귀 이후 첫 5경기 동안은 영점을 잡지 못했고 경기 감각을 쉽게 회복하지 못했다. 기록도 자연스럽게 나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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