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경찰에 출석한 가운데 방송계와 광고계 등의 손절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김호중 측은 공연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호중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김호중은 포토라인과 취재진을 피해 지하 통로를 이용해 출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김호중은 사고 뒤 현장을 이탈해 경기도의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3시간 뒤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허위 진술했지만 경찰의 추궁에 김호중은 자신이 직접 운전을 했다고 시인했다.
사건 수사 과정에서 소속사 매니저가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를 제거하고, 소속사 대표는 매니저에게 김호중 대신 경찰을 찾아가 대신 일 처리를 부탁한다고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들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 대표의 거주지, 소속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이들에 대한 출국 금지도 요청했다.
음주 의혹만큼은 강력하게 부인하며 공연을 강행한 김호중 측은 지난 19일 돌연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했다.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밝혔고, 소속사 측도 “최초 공식 입장에서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진실되게 행동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음주 의혹을 시인하기 전 이미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에 휩싸인 만큼 김호중에 대한 사회적 ‘손절’이 이어졌다. 김호중이 출연 중이던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측은 기촬영분은 물론 촬영 계획이 없다며 사실상 하차를 결정했고, ‘신상출시 편스토랑’ 측도 김호중의 출연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다.
공연 쪽에서도 김호중에 대한 손절이 이어지고 있다. KBS는 ‘월드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_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에서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했다. 김호중을 대체할 출연자를 섭외해 진행할 것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한 부분에 따른 조치였다. 또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연출을 계약한 SBS 미디어넷 측도 이 공연의 마지막 콘서트인 김천 콘서트 연출을 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
광고마저 김호중과 인연을 끊었다. 앞서 한 홈케어 업체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김호중의 사진을 모두 삭제한 데 이어 21일 OSEN 취재 결과 김호중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던 플렉스플레이코리아 측도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던 김호중의 인터뷰 영상과 광고 촬영 비하인드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광고는 김호중이 입대 전 마지막으로 진행한 광고 촬영으로 의미가 있었지만 논란의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김호중의 거리를 만든 김천시청에도 불똥이 튀었다. 김천시는 2021년 2억 원을 들여 김호중이 졸업한 김천예술고등학교에서부터 연화지까지 보라색과 조형물, 벽화 거리, 포토존 등으로 ‘김호중 소리길’이라는 관광 특화 거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최소 10만 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김호중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김천시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천시는 “철거 관련 검토도 계획도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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