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만 살았다, 그 많던 토크쇼 다 유튜브로 [Oh!쎈 초점]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05.28 20: 35

 방송사마다 하나씩은 있던 토크 예능들이 전멸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토크 예능이 전무한 상황. 그 모든 콘텐츠가 유튜브로 빨려들어갔다. 광범위한 섭외가 가능했던 방송을 떠난 토크쇼들이 유재석의 '핑계고', 장도연의 '살롱드립', 정재형의 '요정재형', 나영석의 '나불나불', 조현아의 '목요일 밤', 피식대학 '피식쇼' 등으로 대체됐다. 동시에 자극을 추구하는 선 넘은 토크들도 경계를 자아내고 있다. 
# '유 퀴즈 온 더 블록' 그리고 '라디오스타'만 남았다
최근 방송가에서 홍보를 위해 출연 가능한 예능은 사실상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약칭 유퀴즈)'과 그 외로 나뉘고 있다. 작품 홍보를 중심으로 한 가벼운 근황부터 속 깊은 이야기까지 편안한 분위기에서 풀어낼 만한 토크 콘텐츠가 '유퀴즈' 밖에 안 남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 밖에는 MBC 예능 '라디오스타' 역시 토크을 소재로 한 예능이긴 하다. 다만 매회 다수의 게스트가 동반 출연한다는 점에서 게스트 홀로 편안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던 토크쇼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게임 미션을 해야 하는 SBS '런닝맨'이나 매주 특별한 주제가 정해지는 MBC '놀면 뭐하니?', 야외 여행을 소재로 한 KBS 2TV '1박 2일' 등은 홍보를 위한 일회성 출연에 다소 부담을 자아내기도 하는 바. 결국 '유퀴즈'가 모든 홍보 방송의 종착지로 귀결되고 있다. 
# 그 많던 토크쇼는 다 어디로 갔나
사라진 토크쇼들이 모두 자취를 감춘 것은 아니다. 무대를 옮겼을 뿐. 그들이 자리를 바꾼 곳은 바로 유튜브다. 방송국이 아닌 토크쇼 자체가 채널이자 콘텐츠가 되는 환경에서 보다 자유롭고 해방감을 자아내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 토크 콘텐츠들이 사랑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국민MC' 유재석은 '핑계고', 신동엽은 술방을 곁들인 토크 '짠한 형', 스타 PD 나영석은 '채널 십오야'의 라이브와 '나불나불' 등에서 입담을 뽐내는 중이다. 더불어 '음악요정' 캐릭터를 살린 정재형은 집에서 음식과 함께 지인들을 초대하는 '요정재형'으로, 가수 조현아는 음악과 술방을 곁들인 '조현아의 목요일 밤'을 선보이고 있다. 코미디언들의 유쾌한 토크도 큰 힘을 얻고 있는데 장도연의 '살롱드립'과 피식대학의 '피식쇼'가 대표적인 예다.
# 방송 제약 없다고 고삐 풀린 듯 구는 건 안 돼
방송과 유튜브의 가장 큰 차이는 단연코 플랫폼의 차이인데 그 한 가지가 많은 격차를 야기한다. 방송 제작 인력들이 개별 콘텐츠 제작 인력으로 흡수되며 콘텐츠의 방송과 유튜브의 콘텐츠 질적 차이는 대체로 좁혀진 모양새다. 다만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위한 방송을 위해 존재해온 규제와 법령들이 유튜브에선 존재하지 않는 상황. 이 틈이 기회이자 위기로 양날의 검처럼 작용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피식대학의 경우 최근 잇따른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피식쇼'에서는 게스트들에 대한 선 넘은 농담과 태도가 '무례하다'는 지적을 자아냈을 정도. 비록 토크 콘텐츠는 아니지만 피식대학 멤버들이 '메이드 인 경상도' 영양편에서 선 넘은 토크로 거센 비판 여론에 사과문을 발표한 것은 고삐 풀리듯 누적된 자극이 폭발한 셈이다. 
# '틈' 노리는 시도들
공백의 여파일까. 최근 방송가에서 새로운 토크쇼들도 시도되고 있다. 유재석과 배우 유연석이 만난 SBS '틈만 나면'이나, KBS 2TV '2장 1절' 등이 그 주인공. 공통점은 초창기 과거 스튜디오형 토크쇼에서 벗어나 거리로 나가는 것을 골자로 했다는 점이다. 초창기 '유퀴즈'의 성공을 떠올리게 만든다. 동시에 유튜브에서 손쉽게 선보이는 실내 토크쇼와 거리를 두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대와 플랫폼을 막론하고 때로는 '밥친구'처럼, 틀어두고 빨래 정도는 갤 수 있는 정도의 콘텐츠는 늘상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 옛날 라디오에서 과거의 TV에서 이제는 N스크린의 유튜브로 그 형태가 바뀌었을 뿐이다. 단, 사랑받기 쉬운 만큼 다수의 만족을 충족시키며 불쾌감 없이 그 선은 지켜져야 한다. 비교적 자유로운 개그를 표방해온 피식대학 만의 문제는 아닐 터다. 친분을 위시한 게스트 출연이 비일비재한 유튜브 토크쇼들에게서도 언제든 선 넘는 개그는 벌어질 수 있다. 친목 만이 아닌 콘텐츠를 위한 토크 사이 적절한 균형잡기, 이제는 방송 만이 아닌 모든 토크 콘텐츠의 과제다. / monamie@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 유튜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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