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8시간 30분 만에 경찰서를 나선 가운데, 짧은 사과를 전했다.
21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사고 후 미조치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는 김호중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사고 이후 김호중의 회사 매니저 A씨는 경찰서를 방문해 자신이 김호중의 차량을 운전했다고 자수했다. 당시 A씨는 김호중이 입고 있던 옷을 입고 경찰서를 찾아온 것으로 알려져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김호중은 사고가 일어난지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의 요구에 따라 출석했고, 김호중은 9일 밤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김호중은 경찰의 추궁에 운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호중 측은 음주 운전은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김호중의 당일 행적이 하나 둘 드러나며 음주 정황이 확실시 된 가운데, 김호중은 지난 19일 결국 "저는 음주 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며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김호중은 지난 20일 경찰에 자진 출석하려고 했지만, 조사가 연기돼 하루 뒤인 21일 경찰에 출석했다.
당초 그는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었으나, 포토 라인에 서지 않고 지하 주차장을 통해 경찰서 건물로 들어섰다.
이후 경찰 조사는 약 3시간 만인 오후 5시께 마무리됐지만, 김호중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후 10시 40분께가 넘어서였다.
이날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경찰서를 나선 김호중은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도록 하겠다"라며 짧은 입장을 전했다. 이어 추가 심경에 대해 묻자,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고 전했고, 취재진의 쏟아지는 추가 질문 요청에는 "죄송하다"라고 짧게 대꾸한 뒤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갔다.
김호중이 자리를 떠난 후에는 김호중의 변호사가 취재진의 앞에 나섰다. 변호사는 "늦은 시간까지 밤늦게까지 대기 하시느냐 대단히 수고 많으시다. 오늘 (김호중은) 음주 운전을 포함해서 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했고,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술의 마신 종류와 양을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한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뒤늦게라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국민들의 노여움을 풀어주시고, 저도 변호인으로 성실히 수사에 협조해서 잘 변론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오늘은 음주 운전 부분만 조사를 했다.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 등에) 아마 추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구체적으로 술의 양과 종류에 대해 여기서는 다 말씀드리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구속 수사를 염두에 두고 뒤늦은 입장을 발표한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구속에 대한 염려보다는, 양심에 기초해서, 더 이상 거짓으로 국민을 화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었다. 김호중 씨도 이게 크게 공감하고 동의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꼼수 출석' 의혹에 대해서는 "규정상 비공개 출석이 원칙이다. 피의자가 출석 조사에 있어 사진 촬영 등을 허용해서는 아니해야 한다"라며 "물론, 김호중 씨가 유명 가수인 관계로 국민과 직접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이는 게 마땅하나, 사정이 여의찮은 것 같다.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특히 '조사는 5시에 끝난 것으로 아는데, 왜 늦게 경찰서를 나선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거기까지 해주시길 바란다. 죄송하다"라며 "오늘 나가시면서, 김호중 씨가 ‘죄지은 사람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에 김호중 씨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피해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도 변호인으로서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거짓 증언을 하지 않도록, 충실하게,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진실이 감춰지지 않게 성실히 변호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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