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최장수 효자 외인이 어쩌다…8실점에 5연패라니, 구속 3km 저하 '리그 최다패, ERA 꼴찌 앞'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5.22 08: 50

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 6년째 몸담으며 구단 역대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뛰고 있는 케이시 켈리(35)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어느덧 5연패를 당하며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됐다. 2년 전 다승왕에 올랐던 그 켈리가 아니다. 
켈리는 지난 21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 5이닝 8피안타(2피홈런) 4볼넷 1사구 3탈삼진 8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LG의 4-8 패배와 함게 시즌 6패(1승)째를 당한 켈리는 평균자책점이 4.88에서 5.72로 올랐다. 엄상백(KT)과 함께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된 켈리는 평균자책점도 규정이닝 투수 22명 중 엄상백(5.82) 다음으로 높다. 외국인 투수 중에선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날 한화전에서 그 이유를 보여줬다. 1회 2사 1루에서 안치홍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는데 몸쪽 낮게 향한 시속 143km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했다. 코스는 실투가 아니었는데 안치홍의 배트에 제대로 걸려 라인드라이브에 가까운 타구로 넘어갔다. 2회에는 실점 없이 넘어갔지만 3회 김태연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3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144km 직구를 김태연이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김태연의 개인 통산 19호 홈런인데 우측으로 밀어서 넘긴 건 처음이었다. 

LG 케이시 켈리. 2024.03.30 /sunday@osen.co.kr

LG 케이시 켈리. 2024.03.31 /sunday@osen.co.kr

켈리의 공 자체가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계속된 3회 켈리는 2점을 추가로 내줬다. 안치홍에게 슬라이더를, 문현빈에게 포크볼을 맞아 안타를 허용했다. 변화구도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타자들의 배트에 계속 걸렸다. 4회에는 볼넷 2개로 주자를 쌓더니 희생플라이로 추가 1실점했다. 
5회에는 몸에 맞는 볼까지 나왔다. 장진혁에게 안타와 2루 도루를 내주며 이어진 2사 2,3루에서 이도윤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8실점했다. 총 투구수 90개로 직구(35개), 커브(21개), 슬라이더(13개), 포크볼(11개), 투심(7개), 체인지업(2개), 스플리터(1개) 등 7가지 구종을 고르게 썼지만 커맨드가 되지 않았다. 직구 구속도 트랙맨 기준 최고 147km, 평균 144km에 그쳤다. 
8실점은 2019년 KBO리그에 데뷔한 켈리의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으로 통산 5번째. 8점 모두 자책점이 된 경기는 2020년 6월3일 잠실 삼성전 이후 두 번째다. 무엇보다 개인 5연패는 처음이다. 지난달 18일 잠실 롯데전부터 최근 6경기에서 5패를 안았다. 퀄리티 스타트 패전도 2경기가 있어 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나머지 4경기에선 모두 5실점 이상 내줬다. 
LG 케이시 켈리. 2024.03.31 /sunday@osen.co.kr
LG 케이시 켈리. 2024.03.31 /sunday@osen.co.kr
지난해까지 4번의 3연패가 있었던 켈리이지만 4연패를 넘어 5연패는 KBO리그 커리어에서 없던 일이다. 2022년 16승으로 다승왕에 올랐지만 올해는 최다패 투수가 될 처지에 몰렸다. WHIP(1.57), 피안타율(.319) 모두 규정이닝 투수 중에서 가장 높다. 피홈런도 9개로 두 번째 많다. 어느 지표도 긍정적인 부분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좋지 않다. 
큰 부상이 없는데도 이렇게 안 좋은 것은 결국 노쇠화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2019년부터 리그 최다 932⅓이닝을 던졌는데 이 기간 8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도 켈리가 유일하다. 5년 연속 160이닝 이상 꾸준히 소화했으니 이제 배터리가 떨어질 때도 됐다. PTS 기준 직구 평균 구속도 2022년 145.4km, 지난해 144.7km, 올해 141.7km로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고 있다.
전년 대비 직구 구속이 3km나 떨어진 것은 가볍게 볼 수 없다. 날이 더워지면 구속이 어느 정도 오르기야 하겠지만 30대 중반인 나이를 생각하면 엄청난 반등을 기대할 수도 없다. 현재 KBO리그에서 켈리보다 나이가 많은 외국인 선수는 로에니스 엘리아스(SSG)가 유일하다. 1988년생으로 1989년생 켈리보다 1살 더 많다. 애런 윌커슨(롯데)이 동갑이다. 
그동안 팀 기여도가 워낙 큰 켈리이지만 외국인 선수가 이런 성적이라면 교체를 고민 안 할 수 없다. 그런데 LG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인 좌완 디트릭 엔스도 10경기(52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5.37로 좋지 않다. 최근 5경기(24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7.50으로 하락세가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수 시장이 워낙 안 좋아 현실적으로 2명 전부 교체는 어렵다. 확실한 결정구가 없는 엔스 쪽으로 교체 무게가 기울었지만 켈리가 이러면 LG의 고민도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LG 케이시 켈리. 2024.05.08 /cej@osen.co.kr
LG 케이시 켈리. 2024.05.14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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