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결정적 증거인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의 행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김호중은 지난 9일 밤 11시 40분쯤 서울 신사동에서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마주오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이후 김호중의 회사 매니저 A씨는 경찰서를 방문해 자신이 김호중의 차량을 운전했다고 자수했다. 당시 A씨는 김호중이 입고 있던 옷을 입고 경찰서를 찾아온 것으로 알려져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이 제기됐다.
김호중은 사고가 일어난지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의 요구에 따라 출석했고, 김호중은 9일 밤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김호중은 경찰의 추궁에 운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 측은 음주 운전은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김호중의 당일 행적이 하나 둘 드러나며 음주 정황이 확실시 됐고, 결국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고백했다.
경찰은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소속사 본부장,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고,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한 매니저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본부장에게는 증거인멸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강남구 김호중의 집과 소속사 대표의 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김호중이 사고 전후 이용한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하나도 확보하지 못하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이 가운데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소속사 본부장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며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김호중이 증거 인멸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 21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검은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경찰서를 나선 김호중은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도록 하겠다"라며 짧은 입장을 전했다.
추가 심경에 대해 묻자,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라고 전했고, 취재진의 쏟아지는 추가 질문 요청에는 "죄송하다"라고 짧게 대꾸한 뒤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어 변호사는 "오늘 (김호중은) 음주 운전을 포함해서 사실 관계를 모두 인정했고, 성실히 조사를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술의 마신 종류와 양을 말씀드렸다”며 "그동안 한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뒤늦게라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국민들의 노여움을 풀어주시고, 저도 변호인으로 성실히 수사에 협조해서 잘 변론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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