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는 엔터테인먼트가 줄 수 있는 '재미'란 도대체 무엇일까. '도파민'으로 대표되는 자극이 난무하는 시대. 영화감독 한재림이 첫 시리즈물 '더 에이트 쇼'로 '시네마'의 위치에 대한 고민을 영리하게 풀어냈다.
한재림 감독은 2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더 에이트 쇼'는 웹툰 '머니 게임'과 '파이 게임'을 원작 삼아 시리즈로 각색된 작품으로,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더 에이트 쇼'는 영화 '연애의 온도',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등으로 호평받은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물로 업계와 대중의 기대를 동시에 모았다. 이에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총 8부작으로 한국과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첫 시리즈 물 '더 에이트 쇼'로 첫 라운드 인터뷰에 임하게 된 한재림 감독은 "떨린다"라고 운을 뗀 뒤, "조금 설레긴 했다. 영화랑 달라서. 영화는 굉장한 압박감이 있다. 흥행, 스코어 면에서. 개봉 첫 주에 많은 게 결정나지 않나. 그래서 두려움이 크다. 그런데 이 건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거라 많은 분들이 더 보실 것 같으니 조금 더 설레는 게 있었다. 특히 해외 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함이 컸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는 네이버 같은 데에서 특정한 반응을 볼 수가 있는데 이건 그렇지 않더라. 처음에 기자님들 리뷰는 많이 봤다. 해외에서도 조금씩은 봤다. 어디서 반응을 살펴야 할지 처음이라 모르겠더라"라며 "넷플릭스에서 전혀 반응 창구를 알려주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더 에이트 쇼'의 규칙들을 두고 메타포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상황. 한재림 감독은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 않나. 저는 처음에 3층(류준열 분)의 시급으로 시작해서 이야기하려 했다. 보이지 않는 계급이 저는 있다고 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각자의 시급으로 나뉠 수 있는 계급이 있다고. 그런데 우리는 평등하고 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저는 가짜라고 생각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런 이야기가 거기서 나오는 거다. 이 쇼 안에서 그 부분을 시청자들이 극명하게 느끼길 바랐다"라고 했다.
또한 "'8층'이라고 불리는 시급이 가장 높은 자본이 자본을 만드는 계층은 모든 계급의 권력을 갖고 있다 보니 정의롭고 아무도 뭐라고 할 수 없는 권력인 거다. 그 사회에 종속되는 거다. 공급까지 그들이 갖고 있다는 걸 이 쇼가 현실에선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쇼 안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주니까 이게 진짜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급'으로 나누려 했다. 당신의 시간을 사겠다는 것으로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배설물'을 담당하는 사람이 일종의 환경미화원처럼 생기는 작중 구조에 대해서도 그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이라기 보다는 자기의 가치나 꿈, 자기 만족이 아닌 순전히 어쩔 수 없는 생계를 위해 노동으로만 사는 사람들, 남이 하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그리고 소수자들. 그런 분들을 상징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그는 원작 '머니 게임', '파이 게임'과 달리 '더 에이트 쇼' 제목이 된 것에 대해 "두 작품을 합치면서 '머니 게임'이 맞나 싶더라. 저는 약간 서바이벌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걸 비틀었다. 서바이벌 장르는 누군가 죽는다. 남이 죽어야 내가 산다. 한 명도 죽으면 안 되는 것이지 않나. 그게 제가 그동안 해온 스타일 장르를 비트는 부분에서 재미있다고 봤다. 그래서 '게임'이 붙지 않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이 우리 엔터테인먼트에서 '재미란 무엇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메타였다. '쇼'가 굉장히 중요했다. 이 인물들이 주최 측에 재미를 주려고 노력하지 않나. 그게 저의 고민과 굉장히 닮아 있었다. 엔터테인먼트를 하는 우리들의 고민과도. GV를 하는데 틱톡커 분이 너무 공감이 된다고 하더라. 보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려고 하는 노력들이 굉장히 많은 걸 고민하게 한다. 거기다 8명이라는 것과 8자가 돌 때 무한대 기호가 되면서 시간을 무한대로 갖고 싶은 시간이 곧 돈인 인간의 욕망도 닮고 싶었다. 원작자인 배진수 작가에겐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흔쾌히 들어줘서 고맙더라"라고 강조했다.
'더 에이트 쇼'를 소개하는 초반 구성들을 두고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오징어 게임(약칭 오겜)'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도 존재하는 터다. 다만 이에 대해 한재림 감독은 "사실 제가 제안을 받았을 때 '오겜'이 나오기 전이었다. 그런데 '오겜'이 나오고 너무 잘 돼서 이걸 하지 말아야 하나 싶었다. 사실 이 정도까지 '오겜'이 클래식이 될 줄은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 때는 '머니 게임'만 제안을 받았어서 '파이 게임'을 넣어보자고 했다. 반대로 한 명도 죽지 않는 이야기를 해보자고 싶었다. 볼 때는 비슷할 수 있어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오겜'은 남이 죽는 이야기, '더 에이트 쇼'는 다같이 사는 이야기다. 영향을 받은 것은 없고 오히려 전혀 다르게 가려고 했다. 리뷰를 지금 보면 '오겜'을 기대한 사람들은 그런 재미를 못 느끼는 것 같고, 그와 달라서 좋다는 호불호는 있는 것 같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장르성 면에서 '서바이벌 장르'에서 주는 누군가를 주고 배신하는 캐릭터성이 강한 것들, 그런 반전이 주는 게 왜 없냐는 반응들이 있던데 '서바이벌 장르'가 아니라서 그렇다. 어떻게 보면 사회 실험 극이고, 매스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메타가 있기 때문에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게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상을 통일감 있게 하고, 숫자로 등장인물들을 정하는 부분 등에서 '오겜'과 비교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배식구를 내려보내는 구조를 두고는 '더 플랫폼'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한재림 감독은 "'더 플랫폼'은 존재도 몰랐다"라며 당황했고 '오겜'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머니 게임'이 먼저였다. 거기('오겜'과 유사성)에 대한 도덕적인 생각은 없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그는 의상 등 작품의 디테일을 두고 "논리적이어야 했다. 의상이 키치한데 '진짜 같지만 가짜인' 우리 만의 콘셉트가 있다. 의상도 그림으로 그린 것이지 않나. 숫자가 계급을 상징한다. 그 사람의 '층'. 그런 논리들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어떤 장르도 똑같다. 누아르 장르라면 왜 검은 옷을 입어야 하는지. 주최 측이야 말로 정말 다르다. '오겜'은 주최 측이 관객으로 하여금 죄책감을 갖고 가게 만든다. 주최 측이 '악당'이라고 갖다 놓으니까 관객이 편하게 볼 수 있다. 죄책감 없이 쾌감을 즐기게 만든다. 수십명이 죽어도 죄책감을 안 느끼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주최 측이 안 보인다. 관객처럼 느껴지는 거다. 조금만 잔인해도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부분, 조금만 선정적이어도 크게 느껴지는 게 있을 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도 한재림 감독이 '더 에이트 쇼'에서 주고 싶은 자극과 재미의 요소는 '오겜'과 같은 '서바이벌 게임' 장르물과 결이 달랐다고. 한재림 감독은 "그런 부분을 만들 때 굉장히 조심했다. 관객들이 쾌감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선정성에서 벗어나려고 굉장히 고민했다. 주최 측이 관객이라고 산정하고 했다. 관객에게 사랑받으려고 계속 고민을 해야 하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는 '관객을 위해 어디까지 재미를 줘야 하는지?'라는 고민이 있는 거다. 어떤 장르를 쓰면 관객들이 좋아할지 예상이 된다. 과연 그 고민이 맞는지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어떤 댓글에서 천우희 씨와 박해준 씨가 장기자랑할 때 성관계 장면을 왜 안 보여주냐고 하던데 그에 대해 비판을 하는 작품인데 보여주면 안 되는 작품인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객과 만드는 사람 사이 질문이었다. 처음에 쫓기고 도망가는 장면도 무성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작을 한 것도 영화 촬영 현장으로 도망가는 것도 저한테는 상징적인 것이었다. 이 작품은 엔터테인먼트라 영화에 대한 상징이라고. 꼭 계급이 아니라 '재미'에 대한 고민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도파민'에 중독돼 있다 유튜브, 숏츠, 자꾸 자극적이고 재미만 찾는데 그러면서 '시네마'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는 아쉬움을 담고 싶었다. 찰리 채플린이라는 광대처럼 영사기에 떨어져 불타 죽는 게 저로서는 곳곳에 메타가 있다"라고 했다.
그만큼 작품 전체에 걸쳐 '재미를 주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 강하게 드러나는 상황. 이에 한재림 감독은 "작품은 개인적일 수밖에 없다. 만들면서 제가 바꾼 거다. 제가 투영이 되고. 처음엔 자본주의를 담으려고 시작을 했는데 쓰면서 '내'가 투영이 되더라. 내가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거다. 우리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고민을 하게 되는 거다. 관객들이 뭘 좋아하는지 모르지 않다. 쉽고 단순하고 시원하고 고구마 싫어하고 사이다 좋아하고. 이런 걸 따라 가면 소비되는 작품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고민,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캐릭터들의 전사들도 재미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장면에 시나리오를 비춘 게 고민을 같이 해보자고 넣은 것이었다. 그리고 관객들이 과연 쾌감을 느끼는지를 묻고 싶다. 왜냐하면 불편하다. 쾌감을 줄 수도 있었다. 저층이 권력을 잡았을 때 위에 층을 때리면 쾌감이 느껴진다. 폭력에 대한 쾌감이 느껴질 것 같으면 뺐다. 폭력이 불편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도파민'을 자극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윤리적인 고민들이었다. 우리가 도파민에 중독되다 보면 먹방 같은 걸 보면 처음엔 내가 먹고 싶은 걸 보게 된다. 그런데 먹방하다 매운 거 먹다 심장마비로 죽은 분들도 있는데 그건 자기 자신을 고문하는 것이지 않나. 저는 재미의 수준이 그 정도까지 간 것 같다"라고 했다.
이 같은 감독의 고민이 극 중 7층 역할의 배우 박정민에게 투영된 것 같다는 반응들도 있는 바. "그렇게 잘생기진 않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떤 한재림 감독은 "마음은 투영이 됐다. '재미가 무엇인가' 고민했던 것에서. 직업도 그렇게 했고, 관객한테 주는 재미와 내가 봐야 하는 예술성 사이의 고민은 많이 담으려 했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단순히 재미만 주는 것이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시대가 됐다. 거기서의 콘텐츠 생산자인 우리가 어떤 지점에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가. 예술인 영화가 죽어가고 점점 죽어가는 걸 보고 도파민을 자극하고 시원한 사이다만 주는 것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들을 보면서 '영화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재림 감독은 "지금도 고민 중이다.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고민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내 고민을 많이 얘기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기가 막히게 이걸 읽는 분들도 있더라. 지금도 고민 중이다. 뭐가 맞고 틀리는 건 없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고민인 것이다. 다른 창작자들은 자기 만의 길이 있을 테니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극 중 '더 에이트 쇼'의 주최 측에 대해 "관객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장르적으로 보면 보인다. 주최자가 8층(천우희 분)인 줄 알았다는 분들도 있더라. 끝에는 주최측을 알려주는 줄 알았다는 분들도 있고. 저는 정말 주최 측을 관객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관객에게 어떻게 해야 잘보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시즌2나 투자자 언급은 저에게는 약간 씁쓸한 느낌으로 한 거였다"라고 털어놓으며 "시나리오를 비춘 것도.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7층(박정민 분)이 참여를 한 것인지 아닌지도 마찬가지였다. 이 콘텐츠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많이 해석되길 바란다. 이 작품이 왜 머릿속에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저도 유튜브 숏츠 본다. 테슬라가 자꾸 나온다. 제가 주식은 안 하는데 차를 시승해본 적은 있다"라며 웃은 그는 "제가 보기 때문에 안 보려고 노력한다. 극장 가면 못 견디겠더라. 이번에 '챌린져스'를 보러 갔다. 각오하고 보러 갔다. 이 감독님 워낙 슬로우 무비를 하셔서 각오하고 봤는데 스타일이 너무 바뀌셔서 너무 재미있더라. 이렇게 바뀌실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느끼는 바가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나아가 "그 고민들이 계속 저한테 있다. '어떻게'에 대해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점점 '시네마'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마음은 아프고 나는 어디로 갈지에 대해 고민이 있다"라며 주위 창작자들의 반응에 대해 "되게 좋게 보더라. 공감을 많이 하고.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배우 분들도 그렇고, 기분이 좋았다. 누구라고 말은 못 드리겠다. 그 분들이 진짜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공개될 거라는 얘기가 없어서 실례인 것 같다. 재미있게 봤다고 해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원작 작가인 배진수 작가는 '더 에이트 쇼'를 두고 어떻게 평했을까. 한재림 감독은 "제가 워낙 원작을 좋아했다. 기본적으로 블랙 코미디를 좋아한다. '머니 게임', '파이 게임'도 서바이벌 게임을 비튼 거다. 주인공이 계속 실패한다. 그런 서바이벌 장르는 솔지깋 없다. 지능캐로 문제를 해결하기 마련인데 주인공이 계속 실수를 하고 곤란해 하고 위기에 빠진다. 그런 지점이 되게 매력적이더라. 절대 악이나 절대 선이 없다. 인간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 되게 상대적이더라. 누구한테는 되게 좋은 사람이고 누구한테는 되게 나쁜 사람이다. 극을 만들 때는 쉽다. 이 사람 나쁜 사람 해놓으면 관객들은 시원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게 저한테는 재미가 있었다. 그 부분을 꼭 살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진수는 굉장히 친해졌는데 천재과다. 멘사 출신이고 천재라고 본다. 애 때문에 이틀을 나눠 봤는데 한번도 안 끊고 너무 재미있다고 하더라. 진심인지 아닌지는 만나봐야 알 것 같은데, 그림도 그려서 보내주고 되게 고마운 친구다. 저한테 믿고 맡겨준"이라고 했다.
또한 배우들의 반응에 대해 "솔직히 배우들이랑 얘기할 시간이 없었다. 무대인사도 없고. 그렇다고 반응 어떠냐고 물어보기도 그렇고. 얘기를 구체적으로 해보진 않았는데 넷플릭스랑 처음 해봤을 때 좋은 건 배우들한테 런칭하기 전에 다 보여주더라. 그 때 다 만족을 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만족 안 했는데 저한테 뭐 하냐고 하진 않겠지만 다 뭐냐고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첫 시리즈물을 하며 어려운 점에 대해 한재림 감독은 "제가 호기심이 많은 스타일이라 이 시리즈 물을 하고 싶었다. '시리즈'라는 매체가 특징이 있지 않나, 제가 본 시리즈물들은 다음 걸 보고 싶게 만들더라. 결정적인 순간에 끊고 다음 걸 보게 만드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8명이 나오고, 8개의 계급과 8개의 에피소드이다 보니 한 인물씩 이걸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인물들이 각기 다른 계급을 상징한다. 뚜렷한 개성이 있는 게 아니라. 누구한테든 관객들이 이입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여러 명의 계급과 여러 명의 인물을 오프닝에 배치하고 각기 한 인물마다 전환점을 주면서 한 명씩 소개하는 방식이 전체 구성 시리즈에서 재미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서 시도를 했다. 그렇게 해서 '시리즈'를 다루는 게 재미 있었다. 그래서 오프닝도 다 다르게 만들었다. 해보니까 재미있었다"라고 했다.
그 영향일까. 한재림 감독의 차기작 '현혹'을 두고도 영화, 시리즈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재림 감독은 "처음에는 영화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써보니 드라마가 더욱 재미있겠더라. 생략되는 게 많아서. '현혹'은 멜로라 두 인물의 감정이 중요한데 그래서 시리즈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본을 쓰고 있다. 4회 정도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더 에이트 쇼'를 통해 기대하는 성적에 대해 "진짜 솔직히, 성적이라는 게 어떤 개념인지 잘 모른다. 다만 저도 그렇고, 넷플릭스 작품 중에 '더 킬러' 같은 작품을 너무 좋아한다. '성난 사람들'도. 이런 것들처럼 좀 사람들이 많이 오랫동안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이면 좋은 성적인 것 같다. 꾸준히 이야기 나오는 작품들이 있지 않나. 아예 일주일, 한 달 소비되는 작품이 있고. 그게 좋은 성적일 것 같다. 그런 바람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