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들이 동반 부진에 빠진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보인다. 염경엽 LG 감독도 둘 중 한 명에 대한 교체를 시사했다.
염경엽 감독은 2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디트릭 엔스의 부진에 대해 “둘 중 한 명은 교체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팀 전력의 40% 이상 차지하는 외국인 원투펀치가 안 좋다.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1명은 교체를 알아봐야 할 상황이 됐다. 구단에도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부터 6년째 LG 구단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활약 중인 켈리는 올해 10경기(56⅔이닝) 1승6패 평균자책점 5.72로 가장 부진한 성적 내고 있다. 전년 대비 3km 직구 구속 저하로 피안타율이 3할대(.319)에 이른다. 20일 한화전은 5이닝 8피안타(2피홈런) 4볼넷 1사구 3탈삼진 8실점으로 크게 무너지며 KBO 커리어 첫 5연패에 빠졌다.
22일 한화전 선발로 나서는 좌완 엔스도 기대했던 1선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0경기(52이닝) 4승2패 평균자책점 5.37 탈삼진 51개를 기록 중이다. 직구, 슬라이더 외에 타자를 유인할 수 있는 결정구가 없어 애먹고 있다. 지난 16일 잠실 키움전에선 3.2이닝 9피안타 3볼넷 1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팀 내 기대치가 더 떨어졌다.
엔트리에서 잠시 빼고 2군에서 재조정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염경엽 감독은 “몸이 안 좋거나 피로도가 쌓였으면 재정비를 해야겠지만 지금 그런 상황은 아니다”며 “외국인 선수는 결국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뿐만 아니라 KBO리그 4개 구단 이상이 대체 외국인 투수를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켈리와 엔스에게도 남은 기회가 많지 않다. 둘 중 한 명 교체는 가닥이 잡힌 만큼 두 투수에겐 매 경기가 생존 싸움이다.
한편 LG는 이날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을 맞아 홍창기(중견수) 문성주(우익수) 김현수(좌익수) 오스틴 딘(1루수) 김범석(지명타자) 문보경(3루수) 오지환(유격수) 구본혁(2루수) 허도환(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박해민과 신민재가 휴식차 선발에서 빠졌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초반에는 타격으로 승부를 하고, 비슷하게 가면 7~9회에 대주자 카드를 써서 뛰는 야구를 하려 한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