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현존하는 최고의 ‘먹튀’ 앤서니 렌던(34·LA 에인절스)이 완전히 드러누울 기세다. “야구를 싫어하는 선수”라는 악평이 딱 들어맞고 있다.
렌던은 지난달 21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전을 끝으로 사라졌다. 왼쪽 햄스트링 긴장 증세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르더니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이달 10일 아예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겼다.
햄스트링이 파열됐고, 여전히 복귀 시기는 뚜렷하지 않다. 지난 21일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렌던은 러닝 머신에서 경사면 걷기를 시작했지만 아직 야구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복귀 일정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렌던은 “상태가 좋아지고 있고, 천천히 회복되고 있다. 재활을 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상은 아니다. 햄스트링이 다시 찢어지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가능한 빨리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부상은 늘 안타까운 일이고,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지만 다른 선수가 아닌 렌던이라서 이를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크다. 렌던은 지난 2019년 12월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의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특급 3루수로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에인절스에서 커리어가 완전히 무너져다.
2020~2023년 첫 4년간 팀의 546경기 중 200경기만 뛰었다. 246경기로 결장 횟수가 더 많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만 풀로 소화한 렌던은 2021년 사타구니, 무릎, 햄스트링, 고관절, 2022년 손목 수술, 지난해 사타구니, 손목, 정강이를 다치면서 3년간 각각 58경기, 47경기, 43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해까지 최근 4년간 무려 10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유리몸’으로 전락했다.
부상도 문제인데 워크에식은 더더욱 심각하다. 올해 초에는 “야구가 내게 우선 순위였던 적은 없다. 야구는 직업이고, 생계를 위해 이 일을 한다. 가족이 우선이기 때문에 야구를 떠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시즌을 단축해야 한다. 185일 동안 162경기를 치르는 데 경기수가 너무 많다. 어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다 뭇매를 맞기도 했다.
워싱턴 시절 동료였던 올스타 6회의 전직 메이저리거 투수 조나단 파펠본은 “렌던과 함께 뛰어봤는데 야구를 싫어하는 선수”라며 “내가 에인절스 단장이었으면 최대한 빨리 렌던을 없애고 싶었을 것이다. 이대로 놔두면 클럽하우스의 암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저격했다.
부상도 잦은데 그나마 경기에 나올 때 생산력도 극히 떨어진다. 워싱턴 시절에는 7년간 916경기 타율 2할9푼(3424타수 994안타) 136홈런 OPS .859로 활약했지만 에인절스에 와선 5년간 219경기 타율 2할5푼(795타수 199안타) 22홈런 OPS .746으로 성적이 급락했다. 올해도 19경기 타율 2할6푼7리(75타수 20안타) 무홈런 3타점 OPS .632로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