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는 동명이인 선수가 많다.
좌완 이승현과 우완 이승현, 그리고 투수 김태훈과 외야수 김태훈이 대표적이다. 좌완 이승현은 좌승현, 우완 이승현은 우승현으로 통한다. 투수 김태훈과 외야수 김태훈은 각각 투태훈, 타태훈이 됐다. 동명이인을 구분하기 위해 자의가 아니라 타의로 성이 바뀐 셈이다.
지난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김태훈 듀오가 투타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 21일 KT를 상대로 시즌 첫 멀티히트를 달성한 타자 김태훈은 23일 경기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타자 김태훈은 “선발 출장이 아니니까 계속 준비하고 전력 분석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김)헌곤이 형이 항상 큰 힘이 된다. 헌곤이 형은 진짜 노력 많이 하는 선배다. 형이 하는 걸 보면서 저도 노력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시즌 첫 멀티히트의 좋은 기운은 첫 타석에서도 이어졌다. 1회 리드오프 구자욱이 우중간 3루타를 터뜨리며 무사 3루 찬스를 마련했다. 김태훈은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컷패스트볼(142km)을 공략했고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1-0. 김태훈은 데이비드 맥키넌의 1루 땅볼 때 3루에 안착했고 김영웅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득점을 올렸다.
이날 선발 코너 시볼드는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점만 내주는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9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을 작성했다. 3-1로 앞선 7회 무사 1루서 투수 김태훈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신본기 대신 타석에 들어선 퓨처스 홈런왕 출신 문상철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한 김태훈은 배정대와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줬다. 멜 로하스 주니어를 3루 땅볼로 유도한 데 이어 김민혁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 마무리. 1이닝을 실점 없이 잘 마무리한 김태훈은 8회 임창민과 교체됐다.
투수 김태훈은 올 시즌 19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 중이다. 박진만 감독은 “김태훈이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김태훈이 잘해주니까 계투진이 확실히 탄탄해졌다. 체력 안배도 가능해졌다”고 칭찬하기도.
이날 삼성은 KT를 3-1로 꺾고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시즌 4승 사냥에 성공한 선발 코너와 3루타에 이어 홈런을 터뜨린 구자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타태훈과 투태훈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김태훈들은 연패 탈출의 숨은 주역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