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KFA 손잡았다→힘 더 커진 정몽규 회장, '4연임' 포석 제대로 깔았다?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5.24 07: 01

시기가 또 희한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총수로 있는 HDC그룹의 지주사 HDC, 그리고 주력 계열사 HDC현대산업개발이 KFA와 손을 맞잡았다. 정 회장의 '4연임'을 내다본 파트너 계약이란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FA는 23일 "HDC, HDC현대산업개발과 공식 파트너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6월 1일부터 2028년 5월 31일까지다. 

HDC-KFA 손잡았다→힘 더 커진 정몽규 회장, '4연임' 포석 제대로 깔았다?

향후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식 파트너 기업이 갖는 각종 권리를 갖는다. KFA 주최 각급 대표팀 경기 때마다 A보드 광고와 전광판 광고, 프로모션 활동 등을 할 수 있으며, 축구대표팀을 활용한 기업 홍보도 할 수 있다.
정경구 HDC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축구의 성장과 성공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축구와 스포츠를 사랑하는 팬들과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김정배 KFA 상근부회장은 "파트너들과 함께 축구가 함께하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더욱 힘쓰겠다"라고 했다.
이번 파트너십 발표는 정 회장이 4연임을 노리고 체결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충분하다.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여파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KFA가 대기업을 파트너사로 맞이한 것은 호재일 수 있으나, 정 회장의 힘을 키우기 위한 의도성 짙은 파트너십 체결이란 시선이 뒤따른다. HDC의 수장이 정몽규 KFA 회장이다. 또 HDC그룹이 가장 많이 힘을 주는 계열사가 바로 현대산업개발이다. 
정 회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두 곳의 KFA 합류는 그의 4연임 도전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만든다.
HDC-KFA 손잡았다→힘 더 커진 정몽규 회장, '4연임' 포석 제대로 깔았다?
정 회장의 사퇴가 시발점이 돼 한국 축구 개혁의 문이 열리길 바랐던 축구 팬들은 듣고 싶지 않았을 소식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승부조작범 포함 각종 비위 행위 가담자 100명의 사면을 의결했다가 비난 여론 속 철회했다. 이후 절차 없이 무능력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A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해 한국 축구 역사에 요르단전 패배로 A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하는 ‘흑역사’를 남겼다.
더 나아가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A대표팀 감독 선임 백지화 등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이로 거론되며 정 회장은 현재 빗발치는 사퇴 여론 속에 있다.
심지어 ‘4연임 도전’ 시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27년 정기총회까지다. 사퇴 요구에 응하기보단, 오히려 자신의 힘을 국제적으로 키웠다. 사퇴를 염두에 둔 사람의 행보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 
체육단체장은 3연임부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도전 가능하다. 단체장이 국제단체 임원 자리에 오르면 공정위 심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 경질 기자회견에서 4연임에 관한 질문을 받고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라며 우회적으로 4연임 욕심을 드러냈다.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힘을 키워가는 정 회장의 행보에 축구 팬들의 불길한 예감은 커지고 있다.
/jinju21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