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20승을 따낸 리그 MVP이자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을 달성한 에릭 페디의 존재 덕분에 선발진이 시즌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토종 선발진의 줄부상과 이탈 때문에 고심이 깊었고 강인권 감독은 올 시즌 최대 키포인트로 토종 선발진의 안정적인 정착과 활약을 꼽았다.
페디가 빅리그로 떠나면서 공백이 걱정됐지만 카일 하트, 다니엘 카스타노라는 확실한 좌완 원투펀치가 십시일반으로 페디의 공백을 채우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리틀 페디’라고 불리는 신민혁을 필두로 이재학, 김시훈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까지 역할을 다했다. 지난 5월 3일, 팀이 34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이들 5명의 선발진은 빠짐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5월 4일, 이재학이 우측 광배근 긴장 증세로 휴식을 취하면서 2년차 파이어볼러 신영우가 대체선발로서 처음 기회를 받았을 정도다.
그러나 이재학이 광배근 긴장 증세에 이어 엄지 힘줄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카스타노도 우려했던 부상 리스크가 다가왔다. 왼쪽 팔꿈치 근 긴장 증세로 지난 15일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시즌 3분의 1을 지나가는 현 시점,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하다. 지난해 토종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던 NC였다. 지난해 송명기 구창모 이재학 최성영 등의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돌아가며 선발진을 이탈했다. 대체 선발의 대체 선발까지 구해야 할 정도로 선발진 고민이 심각했다. 지난해 만큼은 아니지만 올해 역시 비슷한 시기에 선발진 고민이 NC 불안감의 근원이 되고 있다.
신영우 이준호 이용준 등의 대체선발이 나서고 있지만 이들이 원활하게 공백을 채우지는 못했다. 24일 이준호가 2이닝 5실점, 25일 이용준이 1이닝 5실점으로 나란히 조기 강판이 되면서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선발진 공백이 생각보다 여파가 크다.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하트와 신민혁이 꾸준하게 원투펀치로 역할을 다해주고 있지만 이들 외에 다른 선수들이 버티는 선발진은 불안하다. 불펜진에서도 마무리 이용찬이 무릎 염좌와 어깨 피로 증세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해 20홀드 이상을 책임진 류진욱과 김영규가 부진하면서 불펜진도 중심을 못 잡고 있다. 타선은 리드오프 박민우의 어깨 부상 여파로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경기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5월 들어 여러 악재와 마주하면서 순위가 추락하고 있다. 5월 한 달 성적은 7승12패1무로 9위다. 4월 초부터 한 달 넘게 2위를 지켰던 NC는 지난 25일 패배로 5위까지 추락했다. 5월을 버텨나가기가 힘든 NC. 지난해 악몽이 되풀이되는 상황을 언제쯤 반전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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