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플레이에 전력을 다하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답지 않았다. 3루까지 전력 질주하지 않고 설렁설렁 산책하듯 주루를 해서 궁금증을 낳았는데 알고 보니 햄스트링 통증 탓이었다. 최근 타격 부진도 몸 상태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오타니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벌어진 2024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를 쳤다.
1안타가 바로 3루타였다. 1회와 3회 신시내티 우완 선발투수 헌터 그린에게 연속 삼진을 당하며 10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 오타니는 6회 3루타로 침묵을 깼다. 그린의 3구째 몸쪽 낮은 스플리터를 받아쳐 우익선상 빠지는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오타니는 전력으로 뛰지 않았다. 1루에서 2루 그리고 3루까지 가는 과정에서 설렁설렁 뛰는 모습을 보였다. 3루로 슬라이딩을 들어간 뒤 태그 과정에서 신시내티 3루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태그에 머리를 부딪쳤다. 헬멧을 벗고 머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달렸다면 이런 아찔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경기 후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의 주루에 대해 “오른쪽 햄스트링이 조금 아프다. 관리 차원에서 주루를 무리하지 않고 있다. (6회 3루타는) 2루타라고 생각했는데 볼이 오지 않아서 계속 달렸다”며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닌 타박상이라 관리를 위해 노력 중이다. 어제보다 상태가 나아졌다. 우리 타선에는 오타니가 필요하고, 그에게 영리한 플레이를 권했다. 햄스트링 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타니의 햄스트링 부상은 자신의 바블헤더 데이였던 지난 17일 신시내티전 홈경기 때 발생했다. 당시 1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상대 투수 브렌트 수터의 견제구에 오른쪽 햄스트링을 맞았다.
큰 부상이 아닌 줄 알았지만 통증이 지속되고 있는 모양이다. 부상을 당한 17일 경기에서 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고, 22일 애리조나전에서도 도루 2개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통증이 악화된 듯하다.
햄스트링 통증 탓인지 타격 페이스도 한풀 꺾였다. 17일 신시내티전부터 최근 9경기 타율 2할6리(34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2볼넷 1사구 6삼진 OPS .685에 그치고 있다.
23일 애리조나전 3회부터 이날 신시내티전 3회까지 10타석 연속 무안타로 침묵하기도 했다. 리그 전체 타율 1위(.338) 자리는 지켰지만 OPS는 1.034로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1.050)에게 1위를 넘겨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