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가수 김호중의 음주 뺑소니 사건에 대해 객관적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 조사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27일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호중에 대핸 폴리그래프(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호중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가 아니고, 객관적인 증거와 참고인 조사를 충분히 진행했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 조사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또 우 본부장은 김호중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이유에 대해서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가 진술을 바꿨고, 진술 내용과 경찰이 확보한 여러 증거 자료나 참고인 진술에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김호중이 최소 소주 3병 가량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은 경찰조사에서 사고 당일 소주 3~4잔과 소주 폭탄주 1~2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위드마크 공식(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를 역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적용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우종수 본부장은 당시 김호중의 술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개그맨과 래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사는 했고, 향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김호중이 들이받은 택시의 기사로부터 합의 제안이나 처벌불원서가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김호중은 앞서 지난 9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멈춰 있던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사고 후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허위 자수를 했고, 김호중은 17시간 만에 경찰조사를 받고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김호중은 음주에 대해서는 부인했었다.
이후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측은 매니저의 허위 자수와 옷 바꿔입기,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칩 제거 등이 모두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의 판단이었다고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김호중이 사고 후 공황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고, 이후 그를 보호하려던 소속사 대표의 판단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
하지만 김호중은 결국 사고 발샐 10일 만인 19일 밤 공연을 끝나고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고, 21일 경찰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김호중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등 4개 혐의를 적용했으며,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한 우려가 있다”며 김호중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이번 사건으로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사건 관련 임직원 전원 퇴사 및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했으며, 향후 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속 여부를 검토하며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