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 작가 “교통범죄 수사물, 김은희 작가에 힌트 얻어 집필” [인터뷰②]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4.05.28 11: 51

‘크래시’ 오수진 작가가 교통범죄 수사물 집필 계기를 알렸다.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 박준우 감독과 오수진 작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드라마 ‘크래시’는 교통범죄 일망타진을 목표로 칼 대신 운전대를 쥔 도로 위 빌런들을 소탕하는 교통범죄수사팀의 노브레이크 직진 수사극으로, 지난 13일 첫 방송했다. ‘크래시’는 1회 2.2%의 시청률로 시작한 뒤 2회 3%, 3회 3.8%, 4회 4.1%, 5회 4.1%까지 시청률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크래시’는 일상과 맞닿은 충격적 교통범죄 수사 과정을 짜임새 있게 그린 대본, 이를 다양한 장르 안에서 단 한시도 지루할 틈 없이 영상에 풀어낸 명불허전 연출, 그리고 누구 한 명 버릴 것 없이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열연으로 월화드라마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ENA에서 시청률을 하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크래시’의 시청률 상승세 추이가 ‘우영우’와 비슷한 상황, 제작진이 기대하는 바도 있을까. 박준우 감독은 “다 내려놔서 아무것도 없다. ‘우영우’는 너무 잘된 드라마고, 비교하기 힘들 것 같다. 시청률도 중요하진 않은데, 작년 연말에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도 끝냈다. 6개월 전에 촬영한 걸 이제 성적표를 받는 기분이라 기분이 착잡한 것도 있고, 지금도 사랑해 주시는데 제가 연출로서 더 잘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 후회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고생했던 장면을 보면 우리 나름대로 노력하고 고생했는데 시청자들이 어떻게 생각하실까. 좋아하면 좋아해 주시는 대로 좋기도 하고, 배우들은 아쉬워하기도 하고. 그런 보통의 연출의 감정이 든다”고 설명했다.
오수진 작가는 “저는 개인적으로 목표가 3%였다. 이게 낮은 수치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고,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근데 보다 보니 욕심은 생긴다. 1차 초기의 목표가 달성됐기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래시’는 드라마 최초로 교통사고 범죄를 다루는 작품이다. 여기에 중고차 사기, 교통 보험 사기, 렉카-공업사-렌터카 업체의 카르텔, 킥보드 뺑소니, 역과 사고 등이 소재로 등장했다. 그리고 교통범죄수사팀(TCI, Traffic Crime Investigation)이 수사하고 범인을 쫓는 전개를 그렸다.
오수진 작가는 교통사고 범죄를 다룬 계기에 대해 “사실 아이템 출발계기는 제가 개인적으로 김은희 작가님이랑 친분이 있다. 사석에서 이야기하다가 수사물 어떤 게 있을까, 남은 게 별로 없다는 식의 말을 했다. 그때 김은희 작가가 ‘남은 게 별로 없고, 이게(교통범죄) 될 것 같다’고 힌트를 줬다. 교통 수사물이 없었다는 생각에 사건을 찾아보니 흥미로운 사건이 많더라. 그래서 처음에 교통범죄 소재를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던 와중에 TCI(교통범죄수사팀)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2013년 초에 서울청에 창설된 걸 알게 됐다. 이 팀을 소재로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이야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재 과정 역시 흥미로웠다. 오 작가는 “이게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올 수 있는 사건은 아니다. 많은 자문을 얻었는데, 초기 TCI 창설에 주춧돌 역할을 하셨던 팀장님께 도움을 받았다. 여러 곳에 취재하러 다녔다. 보험공단도 가고, 초반 발품을 팔아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했다.
많은 아이템이 작품에 들어갔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뺀 사건도 있다고. 오 작가는 “몇 개의 아이템은 초고 대본이 나왔다가 엎은 대본도 있었다. 여러 요인 때문에 접었다. 이야기 재미가 없거나, 너무 예민한 부분. 사실은 이야기를 못 해서 아쉬운 소재는 급발진 사고에 대한 건데, 한번 다뤄보고 싶었는데 아직은 여러 가지 여건도 있고, 개인적인 역량도 부족해서 못 다뤘다. 만약 시즌이 넘어가게 되면 꼭 한번 다뤄보고 싶은 소재이긴 하다”고 설명했다.
ENA도 충분히 좋은 플랫폼이지만, 교통범죄수사라는 아이템은 타 채널에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경쟁력 있는 소재다. 편성 관련 에피소드가 있냐는 물음에 박준우 감독은 “큰 비하인드는 없었다. 제가 2년 전에 오 작가님을 뵙고 초고 대본을 수정했다. 그 작업이 끝난 게 작년 봄이었다. 채널 여러 곳을 두드렸다. 긍정적으로 본 채널도 있었는데, 제 기억에 그때 캐스팅이 끝났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캐스팅에 대한 의견이 달라서 지상파 한 군데는 고사하기도 하고, 저랑 상관없는데 제작사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있는 것 같다. IP를 플랫폼에 내주느냐, 안 내 주느냐. 그게 잘 맞았던 게 ENA였다. 전 개인적으로 오히려 신생 채널이랑 작업하는 게, 제가 지상파 직원으로 있다가 나온 거라 비교가 되는데 더 열려있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다. 처음에 당황은 했지만, 잘 받아주시더라. 지금은 성장 과정이니까 후발주자로서 오히려 불리한 여건이 있지만, ENA에 좋은 작품이 쌓이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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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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