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한 번 변하고 나서야 '코어'가 생겼다…'손강황전' 이후 발굴한 '황고윤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5.28 13: 1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항상 고심했던 세대교체. 투수진은 박세웅 구승민 김원중 등이 20대 중후반부터 차근차근 성장하면서 점진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고 현재는 이들이 중심이 됐다. 그러나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지지부진했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당장의 성과를 위해서 포기할 수 없는 부분들도 적지 않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롯데는 이대호를 필두로 야수진에 젊은 선수들이 활력소를 자처했다. ‘노피어’로 대표되는 타선의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이 자리 잡았다. 손아섭 강민호 황재균 전준우 등이 타선의 중심이었다. 손아섭과 강민호 전준우는 롯데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해서 성장시켰고 황재균은 히어로즈(현 키움)와의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이들은 롯데 타선의 코어가 됐고 2010년대 중후반까지 타선을 책임졌다. 
황재균이 KT, 강민호가 삼성, 손아섭이 NC로 떠났다. 전준우만 현재 원클럽맨으로 남은 실정. 롯데는 수년 간 타선의 코어를 유지했던 선수들이 떠나는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다. 만약 이들을 대체할 만한 선수들이 있었다면 구단이 자의적으로 코어 선수들을 잡지 않았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마땅한 대안도 없었고 육성의 여력도 마련되지 않았다. 대책 없이 이들을 떠나보낸 뒤, 롯데는 오랜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황성빈 고승민 윤동희 나승엽 /OSEN DB

손아섭-강민호-황재균-전준우 /OSEN DB

강민호의 부내는 포수진 공백을 비롯해 타선의 약화를 불러왔고 황재균의 대안 당시 1차지명 한동희로 채우려고 했지만 한동희는 빠르게 자리잡지 못했다. 손아섭이 이탈한 뒤에는 기존 젊은 외야수들을 상황에 맞게 기용하면서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계산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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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전준우 정훈 등 기존 베테랑 선수들과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우상향 했던 한동희, 그리고 외국인 타자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2022시즌이 끝나고 이대호가 은퇴한 이후, 윤동희 김민석 등 젊은 선수들이 풀타임에 가까운 경험을 했고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리그 평균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이하와 다름이 없었다. 2022년 가능성을 비췄던 황성빈과 고승민은 부상과 포지션 전환, 그리고 팀의 방향성을 따라가다 퇴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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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 달이라는 적은 표본이지만, 이제 롯데는 확실하게 다이나믹하고 공격적인 팀으로 나아가고 있다. 전준우 정훈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황성빈(27) 고승민(24) 윤동희(21) 나승엽(22) 등 롯데가 생각한 핵심 코어 자원들이 확실하게 자리 잡으며 활력을 불어넣었고 5월 12승7패1무(승률 .632)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 
황성빈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지만 10경기 타율 3할7푼8리(37타수 14안타) 1홈런 2타점 13득점 5도루 OPS .979의 성적을 기록 중이고 윤동희는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확실하게 살아났다. 5월 20경기 타율 3할5푼9리(78타수 28안타) 1홈런 7타점 19득점 OPS .914, 고승민은 잠시 부침을 겪더니 다시 회복세로 올라섰고 타율 3할2푼9리(79타수 26안타) 1홈런 13타점 11득점 OPS .852를 기록 중이다. 나승엽은 타율 3할4푼3리(67타수 23안타) 1홈런 9타점 11득점 OPS .955로 활약하고 있다. 
고무적인 사실은 이들 모두 병역 의무를 모두 이행한 것. 황성빈 고승민은 현역으로, 나승엽은 상무에서 병역을 마쳤고 윤동희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았다. 지금 이대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과거 손아섭 강민호 황재균 전준우를 잇는 야수 황금세대를 맞이할 수 있다. 포지션 중첩도 없다. 
여기에 더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한동희, 지금은 다소 부침을 겪고 있는 외야수 김민석과 포수 손성빈 등까지 성장할 경우 롯데는 향후 10년 간 다시 한 번 야수진의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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