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선재'만 본 솔이, 저는 제 팬들 떠올렸어요" [인터뷰](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05.29 08: 42

"제가 '덕질'을 해본 적이 없어서 제 팬 분들을 떠올렸어요, 이렇게까지 '무한한 사랑'이라니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선재 업고 튀어'에서 열연한 배우 김혜윤, 적어도 팬들에게는 김혜윤이 '선재'였다.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약칭 선업튀)'가 지난 28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김혜윤은 이 가운데 작품의 여자 주인공 임솔 역으로 활약했다. 이에 그는 종영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렸던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준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와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 분)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2008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4% 안팎의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며 2030 여성 시청자들 사이 '선재 앓이'를 일으키며 폭발적인 화제성을 자랑했다. 

여자 주인공 임솔로 활약한 김혜윤은 지난 2013년 KBS 2TV 드라마 'TV소설 삼생이'로 데뷔해 어느 덧 데뷔 11주년을 맞았다.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강예서 역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처음으로 지상파 주연으로 활약한 데 이어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다시 한번 교복을 입은 캐릭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게 됐다. 
이시은 작가가 일찌감치  '임솔'의 캐스팅으로 김혜윤을 그리며 '선재 업고 튀어' 대본을 집필했다고 밝힌 바. 김혜윤은 특유의 발랄하고 밝은 매력으로 임솔을 완성해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김혜윤은 "촬영 끝나고 방송하고 있고 아직도 '솔이'가 제 눈에 보이는데 끝난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고 안 믿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신드롬급 돌풍과 달리 '선업튀'가 '기대작'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혜윤은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 작품에 임했다. 엄청 인기가 많다고 주변에서 얘기를 해주시는데 제가 밖에 많이 돌아다니지 않다 보니까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게 실감하지는 못했다. 가끔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사이트들에서 제 얘기나, 혹은 '솔이' 얘기가 나올 때 조금 간접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라고 작품의 인기와 확신을 밝혔다. 
'스카이 캐슬', '어쩌다 발견한 하루', '선재 업고 튀어'까지 유독 교복 입은 작품으로 성공을 거둔 김혜윤. 그는 "굳이 교복을 안 입으려고 하지 않는다. 기회가 된다면 어울릴 때까지 불러주신다면 계속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건 모르겠고, 교복을 많이 입어서 정말 빠르게 입고 벗을 수 있다"라며 웃었다. 
더불어 '사랑스럽다'는 호평이 많은 것에 대해서도 "사실 솔이가 굉장히 사랑받은 건 글이 진짜 정말로 좋았다. 거의 애드리브가 많이 없다. 글 시나리오에 있는 것만 해도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세하게 잘 적혀 있었다. 그리고 우석 오빠의 빛나는  모습들이 제가 뭔가를 잘했다기 보다 그 오빠가 워낙 갖고 있던 게 많았던 사람이고 언젠가는 빛을 발하려던 사람인데 저와 같은 작품에서 운이 좋게 빛을 발한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만인의 선재'가 된 변우석의 인기에 대해 "선재 역할은 보여줘야 할 게 많다. 가수로서도, 톱스타로서도, 수영선수의 모습도 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게 많다 보니 누가 해낼 수 있을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우석 오빠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리딩 때부터 자주 만나서 촬영장에서도 너무 잘 소화하더라. 현장에서 열정적이고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도 있다. 실제 변우석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제가 느꼈을 때는, 옆집 오빠 같은 느낌이다. 물론 옆집 오빠가 그렇지는 않지만 그런 오빠를 구하긴 어렵지만 굉장히 친근하게 대해준다"라고 말했다.
그런 김혜윤에게도 힘들었던 순간은 있었다. 그는 "10대, 20대, 30대 왔다갔다 하는 것도 조금 차이를 많이 두려고 하다 보니까 어려웠던 것 같다. 사실 솔이는 내면은 다 30대이고, 외면만 바뀌다 보니까 그런 부분은 조금 차이가 극명할 수 있도록 표현을 했다. 그리고 좀 더 어려웠던 건 내면은 30대인데 10대로 돌아갔을 때 친구들보다 제가 나이가 많은 게 티가 나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또래 친구들보다 언니나 누나처럼 보여야 한다는 점에 조금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제 연기에 한번도 만족을 한 적은 없어서 많이 아쉽다. 항상 방송 보면서 '저기서 왜 저랬지?' 그런 점들이 많았다. 그 때 다시에 저에게 최선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그는 "매 장면 만족을 못하는 편이라 보면 다 별로다. 제가 봤을 때는 다 아쉽고 그렇다"라고 겸손을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웠던 장면에 대해 김혜윤은 "선재가 처음 보고 반하는 장면"이라며 "노란 우산을 들고 달려오는 장면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에 그는 "감독님이 계속 '예뻐야 한다', 표정도 예뻐야 한다고 해주셨다. 아무래도 로코 드라마이고 솔이가 사랑스러운 장면이 많다 보니 감독님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특히 선재가 키가 크다 보니 제가 자칫 눈을 치켜뜨는 것처럼 나올 때가 있었다. 시선처리에 중점을 뒀다"라고 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30대임에도 불구하고 34세 임솔의 감정을 어떻게 연기하려 했을까. 김혜윤은 "제가 맡은 역할 중 가장 나이가 많고 저보다도 나이가 많은 역할이라 어떻게 하면 성숙하게 보일지 고민했다. 우석 오빠도 그 나이고 제 친언니도 91년생이다. 그렇게 제가 생각하는 만큼 엄청나게 성숙하다거나 뛰어나게 생각이 다르다거나 하지 않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물론 저보다 몇 년을 더 살았지만. 그런 점을 보면서 내가 너무 멀게만 느끼지 않아도 되겠더라. 오히려 반대로 10대로 친구들을 대할 때 지금 이 나이로 초등학생 반에 앉아 있다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선재 업고 튀어'에 등장하는 미니홈피 등 추억의 아이템들에 대해 김혜윤은 "저도 미니홈피 실제로 해봤다"라며 눈을 빛냈다. 그는 "이번에 복구됐을 때 흑역사를 다시 봤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엄마한테 말해서 비디오 가게에서 애니메이션 빌려본 적도 있고, 인터넷 소설도 본 적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태성 좋아' 같은 영상은 찍어 본 적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그 장면 찍으면서 굉장히 힘들었다. 연기 인생 중 손꼽게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라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선재가 속한 밴드 이클립스의 명곡들은 물론 '그랬나봐'와 같은 추억의 히트곡들이 '선재 업고 튀어'에서 재조명된 것에 대해 "드라마에 쓰인 노래들은 지나가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제목을 잘 몰랐다. 그런데 너무 명곡들이라 지금도 '그랬나봐'를 들으면 마음이 저린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혜윤의 진정한 '최애'도 있을까. 이에 그는 "사실 솔이 만큼의 덕질이랄까 그런 경험은 없다"라고 말했다. 김혜윤은 "고등학교 때부터 롤모델이 계속 바뀌더라. 어느 작품을 보면 이 분이 좋고. 한 명이 딱 정해지진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이 이끄는 아티스트컴퍼니 소속 배우이기도 한 김혜윤은 "대표님도 너무 좋다"라고 웃으면서도 "그런데 예전에 '스카이 캐슬' 때부터 어떤 분이 롤모델이라기 보다 염정아 선배님처럼 크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변함 없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선배님이 굉장히 에너지가 있고, 항상 지치는 모습이 안 보인다고 해야 할까, 텐션이 일정하신데 저는 그게 굉장히 힘들더라. 저는 체력도 많이 떨어질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엄청 텐션이 좋았다가 어떤 날은 힘들기도 하고 날씨가 안 좋아서 우울해지는 것처럼 감정 기복이 있다. 그런데 제가 봤을 때 선배님은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항상 저까지 많이 챙겨주셨다. 현장에서 연기적으로든, 사람으로든 엄청 챙겨주셨다. 저도 선배님을 항상 보면서 저런 어른이 돼야지 생각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선배님 모습처럼 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애 세포'를 자극한다는 평이 많았던 '선재 업고 튀어', 이 가운데 김혜윤을 가장 설레게 만든 순간은 언제였을까. 김혜윤은 "많은 설렘 포인트들이 있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굉장히 설렜던 부분이 솔이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배가 아파서 괴로워하고 있을 때 선재가 자기가 아픈 척을 하면서 버스를 세우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이 굉장히 듬직하더라. 든든하다고 해야 할까. 내가 힘든 걸 괴로운 척 하면서 곤란함을 덮어줬다. 그 때 촬영하면서도 굉장히 설렌다. 듬직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 때는 현장에서도 굉장히 설렌다고 했다. 오빠는 '응?'이라고 하긴 했다"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인터넷 소설에 나오는 모든 걸 다 가진 게 선재이지 않나. 어렸을 때 운동하고, 현재는 톱스타에"라고 혀를 내둘렀다. 태성(송건희 분)과 선재 사이 실제 자신의 취향에 대해서도 그는 "10대 김혜윤이라면 태성과 선재를 반반 섞겠다. 10대는 태성이를 좋아할 것 같다. 인기남에 쇼핑몰 모델이니까. 학창시절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 컸을 때는 선재의 모습을 섞겠다. 태성이는 연애하기, 선재는 결혼하기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살롱드립'에 변우석과 김혜윤이 함께 출연한 것을 두고 "실제 사귀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던 바. 김혜윤은 "저희가 눈만 마주쳤는데 장도연 선배님이 '둘이 뭐야'하시더라"라고 웃으며 "제가 직접적으로 느꼈을 때는 케미스트리로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했다. 요즘 변우석 오빠를 보는 제 심정은 선재로 너무 인기가 많아져서 굉장히 멀리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라고 평했다.
 
단역 시절을 거쳐 이제는 출연 작품마다 호평받는 배우가 된 김혜윤. 그는 "그 시 절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아가 "캐릭터 연구는 머리로, 연기는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라며 "배우로서는 제가 어디까지 제 한계가 무엇일지, 매 작품 할 때마다 '내가 과연 이걸 촬영할 수 있을까? 연기할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해주는 작품을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선재 업고 튀어'에서 유독 조금 어려웠던 장면은 계절을 반대로 찍었다. 여름 장면인데 겨울에 촬영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는 제 신체적 한계를 느꼈달까. 어디까지 영하로 떨어져야 말을 안 더듬을 수 있는지. 추위를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시대를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물론 내면은 그대로이지만 익숙한 점들이 다 달랐기 때문에 그런 점들을 주의 깊게 연기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특히 김혜윤은 "너무 기분 좋았던 반응이 '저 아니면 안 됐을 것'이라는 거였다. '대체불가'라는 말이 너무 좋았다"라며 "제가 솔이처럼 누군가를 크게 '덕질'이라고 할 정도로 좋아해본 적은 없다. 그래서 이 대본을 읽으면서 제일 많이 떠올린 게 제 팬 분들이었다. 가끔 마주쳤을 때 울먹거리는 분들도 계시고, 저를 좋아해주시는 마음이 정말 많이 느껴져서 그 분들을 떠올리면서 연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팬 분이 편지로 저를 정말 많이 사랑하는데, 본인의 사랑이 제일 작은 사랑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주신 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 '이렇게까지 무한핞 사랑을 해줄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들을 떠올리면서 연기를 했다"라고 힘주어 밝혔다.
끝으로 그는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모르겠고, 앞으로도 모르고 싶다. 저도 제가 성장할 모습이 기대되고 궁금하니 한계를 짓지 않겠다. 같이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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