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에이트 쇼' 이열음 "뇌전증 연기, 실제 환자 예의 신경 써...탭댄스 통편집" [인터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05.29 14: 22

배우 이열음이 '더 에이트 쇼(The 8 Show)'에서 호평 받은 뇌전증 연기와 장기자랑 장면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열음은 29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서 OSEN과 만나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에이트 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웹툰 '머니 게임'과 '파이 게임'을 원작 삼아 시리즈로 각색됐다.

특히 '더 에이트 쇼'는 영화 '관상', '더 킹' 등으로 호평받은 한재림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시리즈물로 기획 단계부 기대를 모았다. 이열음은 영화 '더 킹'과 '비상선언'에 출연하며 한재림 감독과 인연을 맺은 데 이어 '더 에이트 쇼'에서 4층 김양 역을 맡아 활약했다.
밝고 명랑한 분위기에 현실적인 인간상을 보여준 4층은 극 중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을 일으키며 '더 에이트 쇼' 안에 긴장감을 선사한다. 실제 같은 이열음의 발작 연기는 어떻게 완성됐을까. 
이열음은 "병에 대한 공부를 나름 많이 했다. 대본상에는 끌려나갈 때 4층이 기절해있다고 쓰여 있었는데, 실제로 뇌전증 환자가 발작 후에 기절을 하게 두면 안 된다고 하더라. 다시 돌아오면서 멍해지는 정도의 변화가 있다고 봤다. 화면상에 보이는 것으로는 기절했으면 좋을 수 있겠지만 그 병에 대해 정확하지 않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최근에 간혹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끌려갈 때 손이나 눈을 깜빡 거린다. 기절하지 않고 의식이 있고 정상적인데 몸의 기운이 빠진 걸 보여주려고 디테일적인 부분들을 신경 썼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어떤 병에 있어서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그 환자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유튜브 브이로그로 실제 환자 분들이 하루를 보여주는 영상들이 공개된 걸 찾아봤다. 외국 분들도 특히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 보면서 고민이 많았다. 어설프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절대 웃기거나 코미디가 아닌 상황인데 '더 에이트 쇼'가 '블랙 코미디' 장르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저로서는 진지하게 대하는 걸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열음의 귀여운 제안으로 완성된 장면도 있었다. 빠로 '띠띠티비'라고. 그는 "이빨이 빠졌을 때 발음이 새면 'ㅅ' 발음이 나야 한다. 그런데 '띠띠티비'가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극적인 상황에 4층이 얼마나 얌체 같은 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띠띠티비' 그대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받아들여주셔서 만족했다"라며 웃었다. 
반대로 노력했지만 작품에 담기지 못한 장면도 있었다고. 이열음은 "장기자랑 때 탭댄스를 췄는데 편집됐다"라고 웃으며 "원래 탭댄스, 요들, 애교 이렇게 세 가지를 4층이 한다. 그런데 못하고 웃겨야 하는데 탭댄스를 제가 안무를 열심히 배워서 추는 거라 웃기지 않고 애매하다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결국 과감하게 '편집'이라고 하셨다.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라도 배운 탭댄스를 써먹을 날이 오면 좋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노력까지 디테일을 신경쓴 결과 '더 에이트 쇼'를 본 해외 팬들의 호평도 있었다. 이열음은 "외국 팬들에게서 오는 DM들에 내용이 달라졌다. 전에는 '예쁘다' 같이 외모적인 부분에 대한 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더 에이트 쇼'를 보고 작품 안에 스토리에 대해 '너 왜 배변 봉투 안 가져갔어', '마지막에 착한 편으로 돌아와서 다행이야'라는 식으로 번역체이긴 하지만 이야기에 대해 언급한 댓글이나 DM들이 많아졌다. 물론 '누구야 너 예쁘다'라는 식의 말들도 감사하지만 작품 얘기를 해주시니까 더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나무엑터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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