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가수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방송출연 정지'를 결정했다.
29일 KBS는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고 음주운전으로 뺑소니 사고를 내 구속된 가수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KBS의 방송출연 규제는 성폭력, 음주운전, 마약 범죄 등 위법하거나 비도덕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나 일반인에 대해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에서 사안의 경중에 따라 방송 출연 정지나 한시적 출연 규제, 출연 섭외 자제 권고 등의 결정을 하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차로 반대편 도로에 멈춰 있는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됐다. 사고 당시 김호중의 매니저가 자신이 운전했다며 경찰에 자수했고, 17시간 뒤 경찰서를 찾은 김호중은 경찰의 추궁 끝에 자신이 운전했음을 시인했다. 이후 김호중에 대한 음주운전 및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에 휩싸였고, 이를 전면 부인하던 김호중은 뒤늦게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경찰은 김호중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등 4개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호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또 운전자 바꿔치기를 지시했다고 밝힌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사건 은폐에 가담한 본부장 전 모 씨도 구속됐다.
이같은 논란에 김호중이 출연중이던 KBS2 예능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신상출시 편스토랑'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시청자들은 KBS 측에 김호중을 퇴출시켜달라는 청원글을 올렸으며, 이에 KBS는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통해 김호중에 대한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KBS는 "법원의 판결 전이지만 가수 김호중이 음주운전 도주 사고와 관련해 거듭된 거짓말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었고, 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여러 시청자들의 청원 등이 접수돼 '한시적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1심 판결에 따라 추후 다시 규제 수위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9일 TV CHOSUN '뉴스9'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김호중 대신 허위로 자수했던 매니저의 휴대전화에서 사고 직후 김호중과 나눈 통화 녹취를 확보했다. 보도에 따르면 녹취에는 김호중이 사고 직후 '술을 마시고 사고를 냈다', '대신 자수를 해달라'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혐의를 기존보다 형량이 무거운 범인도피교사로 변경하는 걸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뒤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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