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오는 30일 방송되는 KBS2 '스모킹 건'에서는 2011년에 발생했던, 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사건을 다룬다.
2011년 12월 20일 아침, 출근한 어머니 임지영 씨에게 온 한 통의 문자. "승민이가 등교하지 않았어요". 걱정되는 마음에 다시 집으로 향하던 임 씨는 “아들에게 사고가 났다”는 경찰의 전화를 받는다. 도착한 집 앞 잔디밭에는 이미 사망한 승민이가 하얀 천에 덮여 누워있었다. 집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승민. 아들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부검 과정에서 승민이의 온몸에는 시기가 다른 멍이 빼곡히 발견됐다. 그리고 집에선 승민이가 써놓은 유서가 남아있었는데, 그 내용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같은 학교 가해자들이 하교 후 승민이네 집에 찾아와 가족이 없는 틈에 온몸을 구타하며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왔던 것.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핥아 먹게 하거나 물고문까지 벌인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는데, 안현모는 “괴롭힘이 거의 조폭 수준”이라며 “유서에서 아이의 공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고 분노했고, 이혜원은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날 마음을 먹었을까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이날 녹화에는 故 승민 군의 어머니가 직접 출연해 당시 상황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임 씨는 “왜 그때 아들이 그 고통을 얘기할 수 없었는지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다”며 “지금 승민이처럼 고통받는 누군가가 있다면 꼭 주위에 도움을 부탁했으면 좋겠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전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린 2011년 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사건. '왜 아프다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방송은 이날 오후 10시 15분 전파를 타는 '스모킹 건'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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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모킹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