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삼성은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5-11로 패했다. 지난 25일 사직 롯데전 이후 4연패. 선발 마운드에 오른 좌완 이승현은 3이닝 12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8실점(6자책)으로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었다. ‘새 식구’ 박병호의 활약은 위안거리였다. 지난 28일 오재일(KT 위즈)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한 박병호는 이날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는 어젯밤에 대구로 이동해 피로감이 있긴 한데 오늘 경기 전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큰 문제는 없다. 그래서 스타팅(6번 지명타자)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또 “최근 들어 타 구단의 좌완 선발이 늘어났고 팀 사정상 오른손 홈런 타자가 필요했는데 박병호가 와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타율 3할1리(153타수 46안타) 15홈런 36타점 OPS 1.058로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삼성은 박병호를 영입한 뒤 “팀에 필요한 오른손 장타자로서 팀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공고하게 함은 물론 월등한 홈런 생산성이라는 장점을 펜스 거리가 짧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그라운드로 사용하게 된 박병호는 “저 또한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 저는 장타 생산 능력이 떨어지면 가치가 하락하는 유형이다. 그런 부분에서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한다는 생각으로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팀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해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6번 지명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달성하며 이적 후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2회 김영웅의 2루타로 만든 1사 2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체인지업을 힘껏 밀어쳤다. 타구는 우측 방향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우익수 박수종이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박병호는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2B-1B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20m. 박병호가 홈런을 터뜨린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은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박병호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 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새 유니폼을 입고 기분 좋게 출발한 박병호. 타자 친화형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본격적인 홈런 생산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