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하이메 바리아(28)는 메이저리그 통산 22승 커리어를 자랑한다. 2018년 데뷔 첫 해부터 선발 10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지난해까지 LA 에인절스에서만 6년을 몸담았다.
첫 해 이후로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고,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커리어를 보냈다.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구위가 떨어졌고, 지난해 성적이 다소 떨어지면서 시즌 뒤 에인절스에서 논텐더로 풀렸다. 아시아 시장이 바리아를 주시했고, 한화도 그 중 한 팀이었다.
지난해 시즌 중반부터 한화는 외국인 투수 영입 대상을 물색하며 바리아를 눈여겨봤다. 시즌 후 FA로 나오자마자 100만 달러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을 제시하며 빠르게 접촉했다. 당시 한화는 강력한 1선발급 투수를 찾고 있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오기 전이었다.
하지만 바리아는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위해 미국 잔류를 결정했다. 지난해 12월2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고, 한화는 그로부터 일주일 뒤 펠릭스 페냐와 재계약했다. 이후 1선발감을 찾았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리카르도 산체스와 동행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 번에 잡지 못한 바리아였지만 한화는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바리아를 지속적으로 체크했다. 페냐가 4월 들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손혁 단장과 해외 스카우트팀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바리아가 속한 클리블랜드의 마운드가 워낙 탄탄해 콜업이 쉽지 않다는 점도 파고들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외국인 투수 교체가 필요한 A팀에서 바리아에게 접촉하며 경쟁이 붙은 것이다. 이 팀으로부터 오퍼까지 받은 바리아 측은 한화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같은 조건이라면 한화에 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난겨울부터 꾸준한 관심으로 정성을 보인 한화에 협상 우선권을 준 것이다.
페냐가 지난 15일 대전 NC전 마지막 등판에서 타구에 손목을 맞아 교체되기 전까지 구속을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한화는 서둘러 교체를 결정하며 바리아 영입에 나섰다. 지난겨울 협상 때 계약 성사를 기대하며 준비한 바리아 유니폼까지 보여주며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화 관계자는 “바리아 측이 의리가 있더라”며 고마워했지만 1년 전부터 그를 점찍고 공들인 구단의 정성이 통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바리아와 동행을 염두에 둔 한화는 계약금 7만 달러, 연봉 48만 달러 등 잔여 시즌 총액 55만 달러에 계약 완료한 사실을 29일 공식화했다.
파나마 출신 우완 투수 바리아는 메이저리그 6시즌 통산 134경기(62선발·462⅔이닝)에서 22승32패7홀드 평균자책점 4.38 탈삼진 351개를 기록했다. 현재 KBO리그에 있는 외국인 투수 중 통산 승수, 이닝이 가장 많다. 승수는 로에니스 엘리아스(SSG)와 같지만 그보다 나이가 무려 8살 어리다. 전체적인 커리어나 젊은 나이, 현재 폼으로 봤을 때 리그 최고 수준의 외국인 투수가 왔다.
바리아는 올해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 콜롬버스 클리퍼스에서 13경기(1선발·24⅓이닝) 1승1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높지만 WHIP(1.03), 피안타율(.213) 등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준수하다. 185cm 95kg 체격 조건으로 타점이 높은 바리아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3마일(149.7km)로 KBO리그 기준 상급이다. 주무기가 슬라이더인데 좌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체인지업도 있다. 통산 9이닝당 볼넷 2.9개로 제구도 안정적인 편이라 계산이 서는 투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