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노히터로 호투하던 신인 투수가 투구수 93개에 교체됐다. 감독의 칼같이 관리 야구를 이해하며 마운드를 넘겼다.
시카고 컵스 우완 투수 벤 브라운(25)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벌어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무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후 최고 투구를 펼쳤다.
1회 시작부터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시작한 브라운은 5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다. 제이크 바우어스에게 볼넷을 주면서 첫 출루를 허용한 브라운은 살 프렐릭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잭슨 추리오를 유격수 땅볼 유도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이어 6~7회에도 탈삼진 4개 포함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를 올렸다. 3회 마이클 부쉬의 솔로 홈런으로 1-0 리드를 안은 상황에서 노히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8회 이닝 시작부터 컵스는 엘비스 페게로를 마운드에 올렸다.
브라운의 총 투구수가 93개로 많긴 했지만 노히터 중이었기 때문에 선수로선 아쉬울 법한 교체였다. 1점차 리드 접전 상황이라 불펜 필승조로 넘기는 게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었다. 선수 관리에 철저한 크레이그 카운셀 컵스 감독이라 크게 놀랄 일은 아니었다.
카운셀 감독은 지난달 10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도 5-1로 리드하던 5회 선발승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은 브라운을 교체한 바 있다. 당시 브라운은 4⅔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 앞두고 있었으나 투구수 77개에서 카운셀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공을 뺏었다.
팔꿈치 토미 존 수술 경력이 있고, 지난해에도 트리플A에서 광배근 부상을 당하는 등 내구성이 좋지 않은 투수라 카운셀 감독이 관리에 조금 더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 앞서 최다 투구수는 지난 3일 뉴욕 메츠전 89개로 90구 이하로 철저히 관리했다.
노히터에 도전 중이었던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처음 90개를 넘겼지만 100개는 더더욱 무리였다. 컵스는 9회 마무리투수 헥터 네리스가 1실점하며 1-1 동점을 허용했고, 브라운의 승리는 날아갔다. 경기는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컵스의 6-3 승리.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브라운은 1901년 이후 선발로 7이닝, 10탈삼진 이상 기록하며 노히터로 막은 역대 3번째 컵스 투수가 됐다. 2008년 9월15일 카를로스 잠브라노, 2015년 8월31일 제이크 아리에타의 기록을 브라운이 뒤따랐다.
카운셀 감독은 “브라운의 패스트볼은 화가 난 것 같았다. 정말 좋았고, 경기 내내 압도적이었다.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패스트볼이 훌륭했다”며 “첫 등판에서 부진했지만 그 이후 두려움을 완전히 씻어냈다. 자신감이 넘친다. 항상 배우는 선수이고, 모든 것에 적응했다. 우리는 정말 좋은 투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코칭스태프의 관리를 이해했다. 그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난 카운셀 감독을 믿는다. 그는 굉장하고, 대단하다. 앞으로 나의 커리어와 팀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며 “우리가 경기를 이겼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