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 된 가수 김호중을 ‘손절’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동료 연예인들마저도 김호중과 관계에 대해 선을 그으면서 일찌감치 손을 털었고, 그와 함께 있었다는 이들도 결백을 주장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들이 받고 달아났다. 사고 이후 음주 운전과 허위 진술, 운전자 바꿔치기 등 사건을 조직적을 은폐하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결국 소속사는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했다고 밝혔고, 소속사 대표가 또 다른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입고 허위 진술할 것을 부탁했다고 인정했다.
김호중 음주 뺑소니 혐의로 인해 불똥이 튄 건 그와 함께 식사 자리에 동석했다는 ‘유명 개그맨’과 ‘래퍼’였다. 네티즌들은 김호중과 평소 친분이 있거나 같은 소속사 식구들 중에 그 정체를 찾기 시작했고, 허경환과 슬리피기 물망에 올랐다.
허경환과 슬리피는 김호중과 같은 자리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당시 날짜와 시간이 적힌 사진들을 공개했다. 허경환은 조카들과 놀아주고 있는 ‘조카바보’였을 뿐이었고, 슬리피는 딸을 돌보고 있는 ‘딸바보’에 불과했다. 그저 같은 ‘소속사’라서, ‘래퍼’라서 물망에 오른 게 억울할 법 했다.
시간이 걸렸을 뿐, 김호중과 같이 있었던 ‘유명 개그맨’과 ‘래퍼’의 정체는 드러났다. 다름아닌 컬투 정찬우와 리쌍 출신 길이었던 것. 활동 중단 8년째인 정찬우는 김호중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3대 주주로 알려져 더 충격을 줬다.
먼저 해명에 나선 건 정찬우. 그는 “김호중 사건 당일 스크린 골프 자리에 동석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스크린 골프 이후 이뤄진 저녁식사 자리와 유흥주점에는 동행하지 않고 귀가했다”라고 밝혔다. 정찬우는 경찰 조사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도 해명에 나섰다. 길 측은 “김호중의 혐의와 관련해 경찰로부터 참고인 조사 요청을 받았으며 참고인 조사에 응하여 아티스트가 경험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기억대로 모두 진술했다. 대중에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므로, 대중의 비난을 받는 사건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로 본인 또한 비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에 경찰의 요청에 성실히 응하면서도 경찰에 참고인으로 조사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기밀을 유지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현재 많은 언론 등에서 김호중 씨 사건과 관련하여 길 씨를 언급하고 있고, 심지어는 길 씨가 김호중 씨 음주운전을 방조했을 수도 있다는 억측성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길 측은 “가능성을 빙자하여 교묘히 허위사실을 방송하거나 보도하는 것은 아티스트 본인에게 참을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라며 “김호중 씨 사건과 관련하여 길 씨는 참고인이지 혐의자가 아니며, 경찰 또한 길 씨에 대해서는 어떤 혐의점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사실과 다른 보도나 주장을 멈춰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허경환, 슬리피에 이어 정찬우, 길까지 손절한 김호중. 경찰은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구속된 김호중을 오는 31일 검찰 송치할 예정이다. 검찰 송치가 된다면 현재 강남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김호중은 서울 구치소로 이감될 전망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