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선발자리를 내놓을까?
선두 KIA 타이거즈 선발진에 생존경쟁이 벌어졌다. 선발경쟁의 진앙지는 21살 3년차 우완 황동하이다. 대체 선발 신분이었으나 존재감을 뿜어내더니 자리를 차지했다. 이의리가 복귀한데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도 입단했다. 선발투수가 6명이다. 한 명은 자리를 내놓 수도 있지만 여름승부를 앞두고 선발진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황동하는 지난 30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경기에서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6이닝을 소화하며 8피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 호투였다. 팀의 11-2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을 따냈다. 팀은 스윕과 함께 5연승을 질주했다. 7회부터는 좌완 김사윤이 3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필승조 투수들을 아꼈다.
애당초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한 이의리의 대체 선발로 나섰다. 신분은 추격조였다. 첫 선발로 나선 4월27일 LG전에서 3⅔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5월3일 한화전에서 5이닝(3실점)을 소화하면서 가능성을 알렸다. 12일 SSG전 5이닝 1실점 호투에 이어 18일 NC전 5이닝 2실점 투구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기세를 이어 24일 두산전도 5이닝 3실점투구를 했다. 5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한 것이다. 경기를 만들어주는 제몫을 톡톡히 했다. 계속 믿음직한 투구를 해주자 이범호 감독은 계속 선발투수로 기용하겠다는 발령장까지 냈다. 그 믿음에 첫 퀄리티스타트로 응답하면서 입지를 단단히 다졌다.
벌써부터 황동하는 최대의 수확이다. 이의리와 윌 크로우가 빠져도 빈자리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은 이유도 황동하의 활약 덕택이었다.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갖춘데다 올해 평균스피드가 140m대 중반까지 확실한 스피드업에 성공했다. 신구종 포크볼을 새로 장착하고 슬라이더의 스피드와 각도 예리해지면서 변화구 구사력까지 갖추었다.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 돌부처 멘탈까지 스완성형 선발투수임을 증명했다.
KIA는 최근 윌 크로우의 대체 외인투수로 좌완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다. 빠르면 다음 주말부터는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의리가 복귀해 한 경기를 소화했다. 기존의 양현종, 제임스 네일, 윤영철에 황동하까지 6명의 선발투수를 보유하게 된다. 5선발진으로 가동한다면 누군가 한 명은 선발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양현종과 네일은 부동의 원투펀치로 선발진을 이끄는 쌍두마차이다. 이의리는 선발투수로 빌드업을 해야한다. 2년차를 맞는 윤영철도 5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빼기 쉽지 않다. 대신 선발투수에게 돌아가며 휴식권을 주면서 5+1 체제로 가동할 수도 있다. 분명한 점은 선발진이 강해진 것이다. 황동하의 성장이 가져온 놀라운 소득이 아닐 수 없다. /sunny@os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