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업튀' 작가 "월요병 치료제 뿌듯..시즌2? 마음 속에만" [인터뷰①]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4.06.01 07: 59

‘선재 업고 튀어’ 감독과 작가가 화제성에 비해 낮은 시청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 이하 선업튀)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구원 로맨스. 김빵 작가의 웹소설 ‘내일의 으뜸’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선업튀’는 솔선커플의 애틋한 15년 로맨스와 쌍방 구원 서사, 캐릭터와 싱크로율 200%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월요병 치료제’라고 불리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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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시청률 3.1%로 시작해 최종회 시청률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7.2%, 최고 8.7%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으며, 지난달 26일 기준 누적 디지털 조회수는 8억 5천만 뷰를 돌파해 역대급 화제성을 기록했다. 또한 티빙이 서비스된 이래 tvN 드라마 중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2위를 기록, 15화 공개까지 누적된 유료가입기여자수는 공개 첫 주 대비 약 2100% 증가했다. 4주 연속 주간 방송 VOD와 실시간 채널을 합산한 시청UV(순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방송 VOD와 실시간 채널 합산 시청 시간만 16억분(2,720만 시간)을 돌파해 그 위상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기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플랫폼 펀덱스(FUNdex)에 따르면 5월 4주 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 변우석과 김혜윤은 TV-OTT 출연자 종합 화제성 조사 4주 연속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첫 번째 OST 이클립스의 ‘소나기’는 멜론 일간차트 305위에서 시작해 TOP100 5위까지 오르는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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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난 윤종호 감독, 김태엽 감독, 이시은 작가는 먼저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윤 감독은 “촬영 종료, 후반 작업 종료, 마지막 방송의 종료까지 마친 지금의 기분은 처음에는 시원하다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왜 이것 밖에 못했을까’ 싶었고, 방송 후에는 너무 그리운 마음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기사를 찾아보면서 내가 ‘선업튀’를 연출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는 마음이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고 즐기고 싶다. 이 시간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싶다”고 말했고, 김태엽 감독은 “읽었던 책 중에 ‘작품은 작가보다 위대하다’는 말이 있었는데 나는 보잘 것 없는 사람이지만 내가 참여한 ‘선업튀’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월요일을 기다리게 한다는 부분을 개인으로서 사회 구성원으로서 너무 보람되고 감사하다. 그런 기회가 인생에 주어져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시은 작가는 “이 작품을 제일 오래 데리고 있던 작가로서 기획을 처음 시작한 게 3년 전인데 오랜 시간 선재, 솔과 함께 했던 것 같다. 작품이 끝난 뒤에도 탈고하고 내려놓자 하면서도 아직도 놔주기 싫다. 너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헛헛하고 벌써 그립고 다시 솔, 선재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보내고 있다. 아직도 시청자 분들도 떠나보내기 힘들다는 걸 보면서 같은 마음으로 살고 있다.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시은 작가는 ‘다시 솔, 선재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해 시즌2를 암시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시즌2를 생각은 안 하고 있다.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작가인 만큼 전 작품도 그렇고, 모든 작품이 내 마음 속에는 살아있다. ‘선업튀’도 방송이 끝났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 속에는 솔, 선재가 행복하겠지 싶다. 떠나보내기 힘들지만 잊는 게 아니라 마음 속에서 꺼내볼 뿐이다. 내 마음 속에서는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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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업튀’는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큰 배우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기대작으로 꼽히진 않았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높은 화제성을 보이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윤 감독은 “톱배우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신인 연출자와 작가로 알고 계시니까 의기투합했다. 현장을 재미있게 하려고 했고, 우리만 알 수 있는 미장셴을 심어두면서 잘 안되더라도 우리끼리라도 행복하게 하자는 마인드였다. 처음에는 시민들도 변우석, 김혜윤, 송건희를 잘 몰라서 촬영할 때는 편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배우들이 ‘선업튀’를 하고 나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작품이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지만 배우들이 같이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에 의기투합했고, 많은 시청자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감독은 “1,2부 반응이 없으면 끝이다 싶었다. 마침 회식 때였는데 1부를 보고 배우들이 너무 좋아했다. 변우석이 오더니 ‘내가 믿었어요’라며 만면에 미소가 가득하더라. 김혜윤도 ‘아빠 너무 좋았어요’라고 하더라. 배우들이 감독을 믿고 같이 왔다는 부분에서 뿌듯함이 들면서 너무 좋았다. 2부는 당시 촬영이 있어서 다같이 보지는 못했는데 변우석이 보고 오더니 너무 좋다면서 나를 안아주더라. 그래서 3,4부에서는 터지겠다 싶었는데 시청률을 보니까 ‘이건 왜 이러지’ 싶었다. 그래도 입소문이 나도 지금도 입덕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좋았다”며 “대배우를 데리고 하는 프로젝트가 아닌, 정말로 멋진 배우들을 데리고 이런 작품을 했다는 부분에서 희열감을 느꼈다. 제작사에서 신인 감독, 신인 작가의 연출력을 믿고 싶고, 크지 않은 배우들과 함께 정말로 멋진 드라마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데 그게 ‘선업튀’라고 하더라. 그게 와닿았다. 열심히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그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얼마나 잘되려고 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잘될 줄은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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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화제성에 비해 낮은 시청률. 이 부분은 아쉽지 않았을까. 윤종호 감독은 “타임슬립을 다루는 작품들이 이해하고 공감해주면서 따라와줘야 하는데 10대들이나 어르신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 점에서 타깃 시청층인 2049는 좋았다. 더 넓은 시청자들을 위해 설명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타깃 시청층인 2049는 지루했을거다. 편성을 할 때 타깃 시청층을 잡고 한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2049에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이 나와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작가는 “시어머니가 이해를 잘 못하시더라. 속도감이 빠르고 이야기가 30대였다가 10대가 됐다가 바뀌니까 ‘조금 보려고 하면 장면이 넘어가고 상황이 바뀐다’며 따라가기 어렵다고 하시더라. 이야기가 중간에 한 번만 놓쳐도 따라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2008년 배경을 잡은 건 나름대로 그 타깃을 위한 드라마를 쓰지 않았나 싶다. 그 시대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폭넓게 봐주셨다면 좋겠지만 그건 내 숙제다. 이걸 가져가면서 보다 넓은 시청층에 사랑 받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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