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투수'의 간곡한 바람, "야구계 관심이 필요합니다" [농아인야구대회]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4.06.02 08: 00

“열정이 참 대단한데…좀더 관심이 필요하다.”
‘국보 투수’ 선동열(61) 전 국가대표 감독은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개최된 제15회 농아인야구대회를 두고 “더 관심이 모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라서 한 얘기는 아니다. 야구인으로서 농아인들도 야구를 통해 즐거움, 용기를 가져가길 바라고 있다.
‘제15회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 대회장인 그는 “야구인으로서 이 대회가 흥행이 됐으면 한다”고 거듭 말했다. 이어 그는 “문체부나 대한체육회에서도 조금 더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정부나 관련 단체의 외면에 진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의 대회장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 / OK금융그룹

“농아 야구인들의 열정이 참 대단하다. 그들이 하는 야구를 보면 질서와 배려가 있다. 프로선수들도 그들에게 보고 배울 게 있다”고 선동열 전 감독은 강조했다.
이 대회는 OK금융그룹이 주축이 돼 프로야구단 KT 위즈와  대상웰라이프의 후원으로 치렀다.  KT 위즤 구단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홈구장인 수원KT파크위즈를 내주고 있다. 경기가 없는 날로 일정을 조율해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15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건, 대회 개최 장소를 협조해준 KT 위즈 덕분이다”면서 “농아 야구인들에게도 프로 야구단의 경기장에서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뛸 수 있는 것은 아주 소중한 경험이다”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선 대회장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인프라를 자랑하는 프로야구 KT 위즈 홈구장인 수원KT위즈파크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점은 대회장으로서 큰 자부심이다”고 고마워했다.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의 대회장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 / OK금융그룹
KT구단은 OK금융그룹과 3년째 동행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도 농아인 선수들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풍성한 건강식품을 3년째 후원하고 있다. 스포츠, 농아인 야구대회에 애정을 쏟는 기업 덕분에 농아인들이 마음껏 갈고닦은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펼치고 있다.
선 대회장은 농아 야구인들이 좋은 환경에서 꾸준히 야구를 할 수 있기 바란다. 직접 그들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니, 그러한 마음은 더 커진다는 얘기였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였던 그는 농아 야구인들의 플레이에 반했다.
선 대회장은 “일반적으로 아웃이 될줄 알면서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뛴다. 이런 플레이는 팬들에게도 좋게 보여질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선 대회장은 OK금융그룹에 거듭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OK금융그룹에서 이렇게 후원을 해주니 대회를 이어살 수 있다”고 말했다. 럭비 이외에도 배구단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와 인연을 맺으며 다년간 후원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OK금융그룹은 농아인 스포츠 활성화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부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구호크아이는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대회에서 청주드래곤이어즈를 12-7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OK금융그룹
지난 2019년에는 전국농아인야구대회 개최 10주년을 기념해 선동열 전 감독 이름을 내걸어 ‘선동열배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대회가 재개됐고 본선 무대를 수원KT위즈파크로 옮기면서 더 좋은 환경에서 농아인 선수들이 뜻깊은 기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선 대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1년간 갈고닦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좋은 성과를 얻기 바란다”면서 “야구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승패를 떠나 그간 갈고닦은 기량을 뽐내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길 바란다”며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한계에 도전하며 용기를 얻고 희망을 꿈꾸는 축제의 장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선 대회장은 “OK저축은행의 오랜 후원 덕분에 농아인야구대회를 꾸준히 개최할 수 있어 기쁘다. 대회를 거듭할수록 농아인 야구를 향한 야구인과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그들 만의 축제로 여길 게 아니라 야구계가 모두 공감하고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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