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6월의 첫날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원태인은 지난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장식했다. 삼성은 한화를 6-4로 제압했고 원태인은 시즌 6승째를 거뒀다. 지난달 2일 잠실 두산전 이후 30일 만의 승수 추가.
이날 총 투구수 92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0개였고 최고 구속 149km까지 나왔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컷패스트볼, 커브 등 자신의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3~4월 6경기 4승 1패(평균자책점 2.10)를 거두며 올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한 원태인은 5월 한 달간 5경기에 나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77로 아쉬움을 남겼다.
원태인은 “5월에 너무 힘들었다. 공이 나쁜 건 아니었는데 결과가 안 나오다 보니 많이 답답했다. 오늘 초반부터 득점 지원을 받았는데 리드를 지키지 못해 스스로 많이 아쉬웠다”면서 “선발 투수로서 임무를 다하고자 했고 야수들이 점수를 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6월 들어 잘 풀릴 징조였으면 좋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5월 부진 원인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것 같다. (올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생각보다 너무 잘 되고 기록이 좋다 보니 거기에 대해 부담감도 많이 느꼈다. 그러다 보니 마운드에서 저도 모르게 소극적이고 도망가는 투구를 하더라. 점수를 많이 주더라도 공격적으로 던지고 싶었다. 오늘 점수를 좀 내줬지만 야수들이 득점 지원을 해준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새 식구’ 박병호는 1회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원태인의 든든한 승리 도우미 역할을 했다. 이에 “그동안 경기 초반에 득점 지원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점수를 내주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스스로 무너지곤 했었는데 초반부터 득점 지원을 받은 덕분에 공격적으로 승부할 수 있었다. 박병호 선배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선배님 덕분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영혼의 파트너’ 강민호(포수)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새내기 시절부터 원태인과 호흡을 맞춘 강민호는 원태인의 장단점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5월 들어 부침을 겪었던 원태인이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강민호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포수로서 역할은 물론 5-4, 1점 차 앞선 8회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 한 방을 날리며 원태인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는 “(강)민호 형과 며칠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마운드에서 뜻대로 되지 않다 보니 표정도 어두워졌다. 다시 웃으면서 하려고 노력했다. 동점 홈런을 내줬지만 힘든 티 안 내고 웃으면서 하려고 노력했다. 6회에도 웃으면서 마운드에 올라갔다. 모든 게 민호 형이 잘 이끌어주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3-0으로 앞선 3회 2사 1,2루서 노시환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내준 원태인은 “오늘 끝나고 밥먹기로 했는데 (노시환에게) 밥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좋은 타자라는 걸 인정하고 승부해야 하는데 스스로 냉정하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팬들께서는 저와 시환이의 대결을 재미있게 생각하지 않을까. 굳이 피할 생각은 없었다. 시환이가 잘 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BO는 지난달 27일 2024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 출전할 ‘베스트12’를 선정하는 구단별 팬 투표 명단을 발표했다. 원태인은 KT 웨스 벤자민, 두산 곽빈, 롯데 박세웅과 함께 드림 올스타 선발 투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득표수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5월 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많은 팬께서 투표해주신 덕분에 힘을 얻어 오늘도 잘 던질 수 있었다. 첫 올스타에 선정됐을 때 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았다. 팬들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최고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 꼭 한번 서보고 싶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