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마지막 경기서 '최악의 실수' 저지른 후배 챙긴 로이스, '리더' 품격 보여주며 BVB 떠난다..."마무리로는 썩 괜찮은 방법"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6.02 14: 39

고별전 우승에 실패했지만, 실수를 저지른 후배를 먼저 챙겼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맞대결을 펼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11년 만에 다시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했던 도르트문트는 다시 한 번 패배의 쓴 맛을 보며 고개를 떨궜다. 레알 마드리드는 15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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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에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홀로 득점을 노렸고 공격 2선에 카림 아데예미-율리안 브란트-제이든 산초가 섰다. 마르셀 자비처-엠레 잔이 포백을 보호했고 이안 마트센-니코 슐로터벡-마츠 훔멜스-율리안 뤼에르손이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그레고어 코벨이 지켰다. 마르코 로이스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도르트문트가 먼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4분 슐로터벡이 한 번에 넘겨준 패스를 퓔크루크가 박스 안에서 잡아놨고 이를 뒤에서 쇄도하는 브란트에게 패스했다. 브란트는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도르트문트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전반 21분 훔멜스가 완벽한 패스로 침투하는 아데예미를 찾았고 아데예미는 순식간에 일대일 찬스를 맞았다. 골키퍼 쿠르투아가 빠르게 튀어나와 압박했다. 아데예미는 쿠르투아를 제친 뒤 슈팅을 시도했으나 카르바할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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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3분 마트센이 찔러준 패스를 받은 퓔크루크가 박스 안에서 재빠른 슈팅을 날렸다. 공은 쿠르투아를 지나쳤지만, 공은 골대를 때린 뒤 밖으로 나갔다.
다시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41분 박스 앞 중앙 열린 공간에서 공을 잡은 자비처가 그대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공은 골문 하단 구석으로 향했으나 쿠르투아가 쳐냈다.
전반전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전반전은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노련한 레알은 조금씩, 야금야금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다. 도르트문트의 공세에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 발 물러나면서 기회를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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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좋은 기회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만들지 못한 도르트문트는 레알의 결정적인 두 번의 슈팅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그대로 무너졌다.
특히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는 마트센이 결정적인 패스 실수를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경기 막판에서야 퓔크루크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그마저도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다니 카르바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연달아 실점한 도르트문트는 만회골을 만들지 못하고 0-2로 패배했다. 1996-1997시즌 이후 27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도르트문트의 도전은 이렇게 끝이 났다.
마르코 로이스는 이번 시즌 종료 후 도르트문트를 떠난다. 즉 이번 경기가 그가 노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였던 셈. 이 경기 로이스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7분 아데예미와 교체로 투입됐다. 전성기 시절의 번뜩이는 감각이 남아 있는 로이스는 팀의 우승을 위해 막중한 임무를 맡은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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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시작이었다. 로이스 투입 직후인 29분 카르바할에게 실점해고 10분 뒤엔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던 마트센이 골문 앞에서 동료가 아닌 상대에게 패스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로이스는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이후 팬들은 2번째 실점 직후 로이스의 행동을 조명했다. 로이스는 마트센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트센을 진정시켰다. 허탈한 마음이 클법도 했지만, 더 혼란스러울 후배를 먼저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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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앞선 1일, 로이스는 공식 채널과 인터뷰에서 "2013년 웸블리에서 치른 결승전이 내 도르트문트 커리어의 시작이었고 2024년 웸블리에서 마지막 경기를 뛰게 됐다. 도르트문트에서의 마무리로는 썩 괜찮은 방법 같다"라며 팀을 떠나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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