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아이돌’ 김민석은 부담을 비로소 극복했고 이겨냈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13-4로 대승을 거뒀다. 롯데는 다시 탈꼴찌에 성공하며 시즌 22승32패2무를 마크했다.
2-4로 끌려가던 6회 대거 7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며 역전했다. 빅이닝의 시작이 바로 김민석이었다. 6회 롯데는 선두타자 레이예스가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손호영이 삼진을 당했지만 이정훈이 볼넷을 얻어냈고 나승엽의 우전안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유강남-이학주로 이어지는 타석을 맞이했다. 앞서 4회 1사 2,3루 기회에서 유강남 이학주는 모두 범타로 물러나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연달아 대타 작전을 펼쳤다. 유강남 타석에 대타 최항이 들어섰다. 최항은 삼진, 이학주 타석에는 김민석을 내세웠다. 김민석은 지난달 12일 사직 LG전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서 아픈 기억이 있었다. 당시 김민석은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하던 7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들어섰다. 당시에도 이학주의 대타였다.
하지만 당시 김민석은 1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때리면서 만루 기회를 무산시켰다. 김민석이 해결하지 못하고 분위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롯데는 4-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김민석은 각오를 단단히 했고 이겨냈다. 2사 만루에서 NC 류진욱의 3구째 143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기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뽑아냈다. 2-4에서 5-4로 경기는 뒤집어졌고 이후 고승민의 만루포로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올 시즌 김민석의 첫 결승타 경기가 이렇게 만들어졌다.
경기 후 김민석은 “이번 시리즈를 위닝으로 할 수 있어서 가장 좋다”라면서 “3회부터 대타를 준비하고 있었다. 계속 뒤로 밀려서 나간 상황이었다. 앞에서 (최)항이 형이 삼진을 당하고 와서 부담은 있었지만 이런 상황 역시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석은 지난해 고졸 신인으로는 구단 최초 100안타를 달성했다. 지난해 주전 멤버였지만 올해는 백업 멤버로 밀렸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석을 냉정하게 판단했다. 김민석은 “1년차에는 못해도 그래도 좋은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2년차인 올해는 이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저도 인정하고 노력하고 연습해야 하고 운동 선수는 항상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타 상황에 대해서 “제가 대타 타율이 안 좋았다. 안타가 없었다. 그래서 김주찬 코치님, 임훈 코치님께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생각하라고 하셔서 자신감을 얻었고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직구 하나는 늦지 말자는 생각으로 들어가자 안타가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민석은 지난달 12일 LG전 병살타 포함해 올해 대타로 2타수 무안타, 그리고 지난해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통산 11타수 무안타였던 대타 성적이었다. 그러나 그 침묵을 이날 깨뜨린 것.
‘사직 아이돌’이라고 불리지만 올해는 2군에 머무는 기간이 더 길었다. 이 역시 노력으로 이겨내고 극복하려고 한다. 그는 “올해 2군을 2~3번 정도 갔다왔다. 심적으로 힘든 건 당연했다. 멘탈적으로 느낀 것은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게 더 낫다고 생각해서 연습을 더 많이 했고 다른 생각이 들지 않게끔 연습량을 많이 가져갔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항상 반등은 자신 있었다. 그동안 결과가 좀 안 좋아서 심적으로 쫓겼는데 오늘 경기 토대로 자신감을 많이 찾은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다시 웃을 미래를 기대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