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통합우승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과거 해태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삼성 라이온즈 등이 그랬듯 쌍둥이 군단에 이른바 왕조 시대를 선사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LG는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따내며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 한풀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1패 뒤 4연승을 거두며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염경엽 감독은 과거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사령탑 시절 이루지 못한 정상의 꿈을 이루면서 마침내 ‘우승 감독’ 타이틀을 달았다.
LG는 2024시즌 역시 KIA 타이거즈, KT와 함께 대권 후보로 꼽혔고, 4일 오전 현재 34승 2무 24패(승률 .586) 2위를 질주하며 순항 중이다. 주말 라이벌 두산 베어스 3연전 스윕을 비롯해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9승 1패의 압도적 승률을 기록, 순위를 순식간에 5위에서 2위까지 끌어올렸다. 선두 KIA와의 승차는 불과 1.5경기다,
그러나 사령탑은 지금을 LG의 전성기로 보지 않았다. 염 감독은 “내후년 정도면 LG 왕조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서 우승후보로 늘 꼽히는 전성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무슨 이유일까.
염 감독은 “올해도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지금은 버티기에 가깝다. 불안 요소가 너무 많다. 이를 줄이려면 팀 구성이 좋아야한다”라며 “왕조의 조건은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도 우승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왕조를 이룬 팀들을 보면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낮고, 국내 선수들로도 충분히 우승 도전이 가능했다. 우리 팀이 그렇게 돼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LG는 이미 향후 5년 이상 팀을 이끌 젊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팀이다. 홍창기, 문성주, 문보경, 신민재, 구본혁, 백승현, 손주영, 박명근, 이지강, 유영찬 등이 바로 트윈스 신구 조화의 ‘신’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군으로 향한 좌완 듀오 임준형-송승기가 한층 기량을 업그레이드하며 LG에 보탬이 될 만한 실력을 갖추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염 감독은 “결국은 구성이 갖춰줘야 승부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7월에 돌아오는 임준형은 구속이 148km까지 나온다고 하더라. 중간에 최적화된 자원이다. 또 12월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힘을 보태줄 송승기가 돌아온다. 여기에 고우석, 이정용까지 돌아오면 향후 5년은 끄떡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사령탑이 2년 뒤 LG의 전성기를 예측한 또 다른 핵심 요인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이다.
염 감독은 “앞으로 5년 동안 선수 구성이 최대치라고 보면 5년 후에는 FA 선수를 영입하면 된다”라며 “LG는 자본력이 좋은 구단이고, 구단주님도 야구에 관심이 많다. 모든 조건을 종합해봤을 때 LG는 향후 10년 정도는 달릴 수 있는 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대담한 예측을 내놨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