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수 김호중의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수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3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호중에 대한 위드마크 공식(음주운전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를 역으로 계산하는 방법) 적용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또 김호중 측의 인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앞서 김호중에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송치하면서 그의 혈중알코올 농도를 면허정지 수준(0.03% 이상 0.08% 미만)으로 결론 내렸다.
이는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 추정한 값으로, 위드마크 공식은 운전사가 사고 전 섭취한 술의 종류와 음주량, 체중, 성별을 조사해 사고 당시 주취상태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경찰은 측정을 위해 김호중의 음주량 파악에 나섰으며, 여러 변숫값을 적용해 수치를 계산했다.
조 청장은 “면허 취소 수준에 해당하는 값도 하나 있었다”라며, “경찰에서 계산한 값이 있고 의뢰해서 받은 값도 있다. 면허 취소 수치를 적용하면 유죄 판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 하에 가장 보수적인 값을 적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김호중은 앞서 지난 달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반대편에 있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 이후 매니저가 허위 자수를 했고, 김호중은 17시간 만에 경찰조사를 받으며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처음 경찰조사에서 김호중은 음주 사실을 부인했고, 운전자 바꿔치기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칩 제거에 대해서는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의 판단이라는 입장이었다. 이후 김호중이 사고 10일 만에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고, 경찰은 김호중에게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사고 후 미조치, 범인도피 방조 등 4개 혐의를 적용했었다.
음주운전 인정 후 지난 달 2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던 김호중은 당시 조사 후에도 언론 노출을 피하기 위해 6시간을 버티다 나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호중 측은 이에 대해서 고(故) 이선균을 언급하며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조지호 청장은 “전혀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피의자를 포함해 강남경찰서에 출입하는 대부분의 사건 관계자는 정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간다. 초기에 경찰서가 조금 잘못 판단한 것 같다”라며, “서울청에서 바로잡아 다른 피의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퇴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지호 청장은 김호중의 음주운전 사고 당일 함께 있던 가수 길의 방조 의혹에 관해서는 “‘괜찮다, 네가 운전해라’ 정도의 행위는 없다고 봤다. 단순히 동석하면서 음주한 정황은 있지만, 음주운전 방조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김호중은 지난 달 31일 오전 검찰에 송치돼 구치소로 이감됐다. 이날 김호중은 취재진에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 끝나고 말씀드리겠다”라고 짧게 말한 뒤 침묵했다. /seo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