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늘어난 티셔츠도 예뻐"..한국에서 수지로 산다는 것 [인터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4.06.04 17: 23

배우 수지가 박보검과 열애설, 영화 '원더랜드' 비하인드 등 솔직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원더랜드' 주연배우 수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제공배급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작 영화사 봄·기린제작사)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족의 탄생'(2006), '만추'(2011) 등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김태용 감독의 4번째 장편 영화이자 13년 만의 장편 영화 복귀작이다. 외에도 김태용 감독의 아내이자 중화권 톱스타 탕웨이, 박보검, 최우식, 정유미, 특별출연 공유까지 화려한 라인업이 화제를 모았다.

2018년 제54회 백상예술대상에서 MC로 처음 만난 수지와 박보검은 2021년 박보검의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올해까지 총 여섯 차례 MC로 나서며 특별한 인연을 이어왔다. 생방송 시상식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진행 능력과 투샷 자체만으로 설렘을 유발하는 역대급 비주얼 케미로 막강 시너지를 발휘했고, '원더랜드'에서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수지는 영화에서 의식불명인 남자친구를 원더랜드에서 복원한 정인을, 박보검은 기적처럼 깨어난 후 다시 마주하게 된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태주로 각각 분해 열연했다. 수지는 '백두산'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고, 지난해 넷플릭스 '이두나!'를 끝내고 올해는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현재 김은숙 작가의 신작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를 차기작으로 확정, 김우빈과 촬영 중이다.
수지는 "완성된 영화를 보니 새로웠고, (개봉까지) 오래 기다린 만큼 예전에 봤을 때보다 내용이 더 다가왔다. 내 연기만 보면 집중이 안 됐을 텐데, 이번에는 영화 자체로 봤다. 다른 분들의 연기도 집중하고,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울컥했다"며 "영화 내용 때문에 눈물이 많이 났는데, 그냥 행복한 부분에서 눈물이 많이 났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 어느 작품보다 '원더랜드' 홍보에 진심을 다하고 있는데, "이 영화에 애정이 많다. 준비한 기간도 길고, 준비하면서 참여했던 과정들이 그 전에 했던 방식과 달라서 소통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정말 재밌게 촬영한 기억이 있다. 애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홍보를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많이 기다려 왔던 작품이기도 했다"며 "사실 대본에 없는 부분을 배우들이 많이 채워가야 해서 '전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생각했다. 워낙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싶어한다. 내 생각이나 보검 오빠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아이디어를 나눴다. 더 깊게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수지와 박보검, 이름만 들어도 눈에 그려지는 환상의 비주얼 덕분에 실제 커플로 이뤄지길 바라는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탕웨이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도 "둘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며 응원하고 있고, 현지 매체들도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고. 
그동안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MC를 볼 땐 존댓말을 쓰다가 작품을 하면서 처음 반말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촬영 당시 현장에선 스태프들이 둘이 되게 잘 논다고 했었다. 아무래도 둘이 같이 옛날이 좋았을 때 영상을 찍다보니 반말도 해야했고, 계속 장난치고 놀리고 관계성을 표현해야 했다. 그걸 하다보니까 친해지게 됐다. 촬영이 아닐 때도 대기하면서 춤추면서 놀았다. 춤을 많이 췄는데, 그냥 여러 춤을 췄다. 공간을 이용한 춤이나 몸짓을 이용해서 놀았다"며 웃었다.
최근 개인 SNS에 태주에 관한 장문의 글을 남긴 수지는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올렸다. 덕분에 케미가 터진 수지-박보검 커플을 향한 관심도 폭발했다.
그는 "장문의 글은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서 대본의 글을 토대로 둘의 관계성은 이랬을 거 같고, 정인이가 원더랜드를 왜 신청하게 됐는지 납득하고 싶어서 상상해서 써 봤다. 감독님한테도 보여드렸다. '대본에 나와 있지 않은 빈 이야기를 메꿔봤다 어떠십니까?' 여쭤봤다.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하더라"며 "감독님이 촬영 한 번 해볼 수 있겠냐고 해서 인터뷰 형식으로 찍었는데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런 과정들이 쌓여서 보검 오빠랑 호흡을 했다. 이런 글로 인해서 몰입이 될 수 있다고 하니까 감사하다. 케미를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바로 어제 탕웨이 씨가 이 자리에서 인터뷰할 때 '두 분이 사귀면 좋겠다'고 했었다"는 말에 "나도 사실 그 기사를 봤는데 그만큼 둘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니까 너무 감사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수지는 이번 작품에서 탕웨이와 만났는데, "촬영장에 몇 번 놀러 오셨다. 탕웨이 언니를 너무 좋아해서 사실 만났을 때 '쎄쎄'도 생각이 안났다. 요즘 중국어를 조금 하고, 아는 단어들도 몇 개 있다. '쎄쎄'도 아는데, '쎄쎄'가 기억이 안 나더라"며 "처음 언니를 봤을 때 팬심으로 가득 차서 (머릿속이) 백지가 됐다. 그래서 그냥 눈으로 내 마음을 다 전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추'라는 영화가 인생 영화 중 하나라서 실제로 봤을 때 많이 떨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파트너 박보검에 대해서도 "오빠가 뮤지컬에 초대해줘서 갔었다. 음악적 재능도 많은 사람이지만 뮤지컬을 보고 놀랐다. 음악 방송 '더 시즌즈'를 준비할 때 보검 오빠의 새로운 모습을 더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보검 오빠가 노래도 많이 추천해줘서 편하게 따라갔다. 정말 든든하더라"며 "준비 기간이 짧아서 리허설 때 많이 틀렸는데 다행히 잘 나왔다. 방송 영상을 나도 계속 보고 있다. 우리끼리 '너무 예쁘다~ 너무 예쁘지 않아?'라고 한다.(웃음) 만족감이 큰 무대였다. 하고 나서도 행복했다. 뭔가 좋은 에너지를 가져가는 것 같다"며 귀여운 셀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MC 박보검과 배우 박보검의 차이점을 묻자, "연기로 만났을 땐 눈빛을 보고 영향을 받은 적이 많고, 사람으로서 봤을 때 참 단단하다고 생각했다. 배려심이 많은 것도 있지만, '강한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나도 촬영하면서 많이 의지했고 힘이 됐다. 힘이 되고 에너지를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그 옛날 '미녀 트로이카'의 계보를 이어받아 예쁨, 아름다움의 대명사가 된 수지. '원더랜드' 시사회 직후 "무슨 산발을 해도 저렇게 예쁠 수가 있나?" "수지 영상 화보집을 보는 것 같다" 등의 평도 나오고 있다.
수지는 "정인이가 자다 일어나는 신이 많아서 정말 자연스러운 생얼을 보여야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촬영할 땐 '이건 좀 너무 리얼 아닌가? 뾰루지 정말 안 가려주실 건가요?' 그랬는데, 영화를 보니까 내추럴한 모습도 괜찮은 것 같더라. 그만큼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온 게 처음이라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목 늘어난 티셔츠가 실제 자신의 옷이라는 수지는"사실 그게 내 옷이다.(웃음) 정인이가 잠옷으로 입는 티셔츠인데, 혹시 몰라 가져와봤더니 김태용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하셨다"며 "집에서 있는 장면은 좀 더 생활감이 느껴져야 해서 내가 입던 걸 가져왔고, 캐리어 2개 정도로 평소 입던 옷들을 가져와서 골랐다. 늘 입던 거라서 '내집처럼 편하군' 이런 생각으로 촬영했다. 애착 티셔츠라서 목이 늘어난 줄도 몰랐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수지로 사는 기분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수지 맞은 기분"이라며 "좋다. 나쁘지 않다"며 재치 가득한 답변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늘 따라오는 미모 칭찬이 지겹거나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전혀 그렇지 않다. 들을 때마다 기분 좋다"며 "부담도 딱히 없다. 예뻐보이려는 부분을 충족하려 대단한 노력까지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진짜로 없어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더랜드'는 오는 5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매니지먼트 숲,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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