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상황은 생각해 놓아야 한다".
WBC 국가대표 3루수로 활약했던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주전 3루수 김도영(20)의 수비력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앞서 훈련중에 김도영에게 3루 수비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도영은 KBO리그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작성할 정도 탁월한 타격과 주루능력에 비해 3루 수비에서 보완점이 필요하다. 올해 최다 실책 1위(14개)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정면타구를 놓치는 등 아찔한 상황을 여러번 연출했다. 이범호 감독은 아직 어린 만큼 경험이 축적되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이제부터 수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이다.
이 감독은 취재진과 브리핑에서 "도영이가 3년째 3루를 하고 있다. 이제는 적응을 해야하는 시기이다. 3루는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경쟁을 하는 포지션이다. 타격능력이 있다고 해서 최고 3루수가 아니다. 멀치기고 홈런 많이 치는 팀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포진해있다. 수비력도 뛰어나면 본인에게도 좋다"고 말했다.
현재 KBO리그 최다 홈런 보유자 SSG 랜더스의 최정, 두산 베어스의 허경민, 한화 노시환, KT 황재균 등 타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걸출한 3루수들이 즐비하다. 이 감독은 김도영도 수비력을 갖춘다면 KBO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3루수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 감독도 KBO 간판 3루수로 활약해왔다. 그래서 직접 지도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노하우를 전수할 생각이다.
특히 집중력과 여러가지 상황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지론을 밝혔다. "도영이는 현재의 실책수를 훨씬 줄일 수 있는 수비력을 갖추었다. 다만 집중력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아직은 수비에 몰입하는 부분에서는 더 성장해야 한다. 그냥 공이 온다고 생각하지 말고 여러가지 상황을 4~5개 정도는 생각해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강한 정면타구가 오거나 백핸드 포구를 해야할 때. 주자 3루수 느린 공이 왔을 때 등 상황을 미리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감독은 "도영이는 대한민국 넘버원투로 성장할 선수이다. 내가 걸어왔던 길을 걸어가야 한다. 나는 어릴 때 큰 대회(2006 WBC, 2009 WBC)를 갔다오니 자신감이 생겼다. 공격에서는 엄청난 자신감으로 갖고 있지만 수비는 자신감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틈이 날 때마다 내가 머리속에 생각한 것이나 몸에 익힌 것을 조금씩 이야기해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