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커슨 2년만의 완봉 못볼뻔했다...김태형 감독은 왜 8회 끊고 싶었을까?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6.05 18: 15

"감독들이 완봉은 잘 안시킨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년만에 KBO 리그 완봉기록을 세운 애런 월커슨의 구위를 칭찬했다. 동시에 8회까지만 던지도록 하려고 했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피로도를 줄이려는 선수보호 차원이었다. 
윌커슨은 지난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9회까지 108구를 던지며 9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5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완봉을 했다. 팀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KBO리그에서 완봉은 KT 고영표가 지난 2022년 6월 11일 롯데전에서 달성한 이후 근 2년만이다. 그만큼 진기록 분야이다. 불펜진의 분업체계가 자리잡아 완봉이나 완투는 드물다. KIA 양현종은 지난 5월1일 광주 KT전에서 리그 첫 번째 완투를 했다.  
주무기 체인지업(40개)을 비롯해 커터(34개), 직구(26개), 커브(5개), 슬라이더(3개)를 앞세웠다. 유강남 포수가 "제구와 구위 모두 좋았다. 라인을 물고 던졌다. KIA 타자들이 알고도 치는데 애를 먹더라"며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였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 위치에서는 나흘 간격으로 9일 SSG 랜더스와 사직경기에 등판하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8회 등판시점에서 93구를 던진데다 6-0으로 크게 앞섰으니 투구를 끝내기를 원했다. 완봉을 하려다 주자가 쌓이고 투구수가 많아지면 피로도가 쌓이고 다음 등판에 지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5일 KIA와의 주중 2차전을 앞두고 "완봉이 뭐 큰 것도 아니지만 본인이 던지고 싶어했다. 그래서 더 던지게 했는데 나는 8회에 끊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요일 등판도 생각을 했다. 3-0 이었으면 9회까지 밀어붙였을텐데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볼이 많이 던졌으면 말렸을텐데 몸을 풀고 있더라"며 말했다. 
이어 "만일 9회 주자 나갔으면 갯수 많아지면 무조건 바꿔야 한다. 감독들이 웬만해서는 완봉을 잘 시키지 않는다. 투구수와 이닝수는 좀 다르다. 100개로 9이닝과 100개로 7이닝 던지는 것이 다르다. 확실히 9회까지 던지면 데미지가 있다. 피로도가 쌓인다"며 자신의 지론을 밝혔다.  
보물같은 에이스를 아끼고 싶은 마음이 담긴 말이었다. 그러면서도 윌커슨의 구위에 큰 박수를 보냈다. "올해 최고의 볼이이었다. 구속도 빨랐고 체인지업도 좋았다. 커터도 좋았다. 공의 회전력이 좋으니까 그만큼 힘이 있었다. 모든 구종이 회전력이 좋았다'며 칭찬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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