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운이 좋았다, 이제부터는…" 류현진도 아깝게 놓친 1점대 ERA, 일본 특급 좌완도 위기 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6.06 07: 15

아시아 투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따낸 류현진(37·한화 이글스)도 1점대는 아깝게 놓쳤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인 좌완 투수 이마나가 쇼타(31·시카고 컵스)도 두 달 넘게 유지하고 있는 1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이마나가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4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5실점(1자책)으로 흔들렸다. 지난달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5회를 못 넘긴 채 강판됐다. 밀워키전에서 4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1탈삼진 7실점 뭇매로 데뷔 첫 패전와 함께 평균자책점이 0.84에서 1.86으로 치솟았는데 이날 경기로 1.88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28일까지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를 유지했지만 지금 4위로 내려앉았다. 
리그 최약체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이마나가는 3회까지 실점 없이 막았지만 4회 5실점 빅이닝을 허용했다. 앤드류 본과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폴 데종을 3루 땅볼 유도했다. 병살타가 될 수 있었지만 3루수 크리스포터 모렐이 백핸드 캐치를 시도하려다 놓쳤다. 타구는 모렐의 글러브를 맞고 3루 덕아웃 밖으로 빠졌다. 

[사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전 진루권으로 1실점과 함께 무사 2,3루가 됐다. 개빈 시츠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지만 코리 리에게 좌측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대니 멘딕을 1루 땅볼 처리했으나 레닌 소사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4구째 스플리터가 떨어지지 않고 가운데로 몰려 장타로 이어졌다. 
5회에도 코리 절크스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 뒤 1사 2루에서 경기가 우천 중단됐고, 이마나가는 투구수 69개로 경기를 마쳤다. 수비 실책으로 인해 5실점 중 자책점은 1점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지만 5월 중순까지 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보여준 압도적인 포스가 사라졌다. 
지난겨울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마나가는 7개 팀으로부터 관심 받았고, 4년 총액 5300만 달러에 컵스와 계약했다. 4월 한 달간 5경기(27⅔이닝) 4승 평균자책점 0.98로 활약하며 내셔널리그(NL) 4월의 신인에 선정됐다. 지난달 19일까지 데뷔 첫 9경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 평균자책점 0.84 기록을 쓰며 5승 무패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최근 2경기 연속 부진으로 이마나가에게 첫 위기가 왔따. ‘스포츠닛폰’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이마나가는 “상대로부터 압박을 느끼고, 압도를 당했다”며 “내가 그동안 잘 막은 것은 운의 요소가 굉장히 컸던 것 같다. 이제부터 진짜 실력을 시험받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믿고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시카고 컵스 이마나가 쇼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마나가는 지난달 초에도 “지금 기록들은 내가 상상한 것 이상한 것보다 훨씬 좋다. 1년 내내 이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성적을 계속 낼 순 없다. 지금은 나에 대한 데이터가 적다. 더 높은 레벨의 상대가 나타났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드디어 위기가 왔다. 
압도적인 구위형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성적 하락은 예견된 일이다. 이제 그에 대한 분석 데이터도 쌓였고, 상대 타자들의 눈에 공이나 레퍼토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포심 패스트볼(56.9%), 스플리터(32.8%)로 사실상 투피치 투수다. 생소한 좌완 스플리터에 고전하던 타자들이 대응하기 시작한 만큼 이마나가에게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개막 후 11경기(62⅓이닝)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이마나가의 페이스는 5년 전 류현진의 위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은 그해 8월18일 시즌 23경기 동안 148⅓이닝을 던지며 1점대(1.64) 평균자책점을 유지했다. 
그러나 8월24일 뉴욕 양키스전(4⅓이닝 7실점), 8월30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4⅔이닝 7실점), 9월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4⅓이닝 3실점)에서 3경기 연속 난조를 보이며 1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졌다. 마지막 3경기에서 7이닝씩 던지며 총 21이닝 3실점으로 마무리, NL 평균자책점 1위(2.32) 자리는 지켰지만 꿈의 1점대 기록은 무산됐다. 그래도 개막 후 4개월 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것 자체가 놀랍다. 개막 두 달이 지난 시점에 1점대가 깨질 위기를 마은 이마나가를 보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 2019.09.05 /dreamer@osen.co.kr
LA 다저스 시절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던 류현진. 2019.08.12  /jpnews@osen.co.kr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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