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니까 술술 풀린다.
롯데 자이언츠의 뛰는 야구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9-3으로 승리했다. 주중시리즈 2연승을 달리며 주말 NC전에 이어 2카드 연속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승리의 원인은 뛰는 야구였다.
첫 득점부터 적극적인 주루가 빛났다. 3회 1사후 윤동희가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때렸고 고승민이 볼넷을 골랐다. 레이예스의 바운드가 큰 타구를 KIA 김선빈이 몸을 날려 잡고 1루에 공을 뿌렸으나 세이프. 송구를 받은 이우성이 주춤한 틈에 윤동희가 홈까지 파고들어 선제점을 올렸다. 손호영이 좌전적시타가 나와 가볍게 2-0으로 달아났다.
5회 1사 2루에서도 레이예스의 우중간 깊숙한 타구가 나성범에게 잡혔다. 순간 나성범이 스리아웃으로 착각해 중계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3루까지 진출한 고승민은 홈까지 달려 3-0으로 달아났다. 잡히면 3루에 안착하면 후속 플레이가 느슨해지기 마련인데 주루코치와 함께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한 점차로 쫓긴 롯데는 뛰는야구로 추가점을 뽑았다. 7회 1사후 황성빈이 투수가 잡지 못하는 지점에 절묘한 번트안타를 성공했다. 이어 상대 견제를 뚫고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곧바로 윤동희의 3유간을 빠지는 적시타가 터졌고 빠른 발을 앞세워 홈을 파고들어 4-2로 달아났다.
8회도 기동력으로 승부를 결정냈다. 선두타자 손호영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대주자 김동혁을 내세워 위장번트 모션으로 도루를 성공시켰다. 나승엽이 2루 내야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넓혀주자 이정훈이 좌전적시타로 두들겨 5-2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윤동희가 3루수 키를 넘기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려 승부를 결정냈다.
이날 롯데는 고비마다 적극적인 주루를 앞세워 KIA의 투수와 포수를 크게 흔들었다. 마치 두산의 육상부를 보는 듯한 뛰는 야구를 펼쳐 완승을 거두었다. 적극적인 주루는 한 점이 필요할 때 뽑아내는데 유용하다. 빠른 주자가 있으면 타석의 타자에게도 직구를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롯데가 최근 뛰는 야구에 약했지만 김태형 감독의 야구가 제대로 뿌리내리고 있다.
이날 적극적인 주루로 선제득점을 올리고 3안타 4타점을 올린 윤동희는 뛰는 야구를 반기고 있다. 첫 득점 상황에 대해 "타구 바운드가 컸다. 충분히 실수가 나올 것 같았다. 야수가 어렵게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 홈에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고영민 코치 사인받고 확신갖고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뛰는 야구에 대해서도 "형들이 경기장에서 열심히 하시니 우리가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어린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려고 한다. 유재신, 고영민 코치님들이 쉬지 않고 말을 하며 계속 상황을 알려주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저희가 더 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고 뛰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타격에서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빈이 형처럼 루상에 빠른 주자가 있으면 투포수 모두 주자에 신경을 많이 쓴다. 빠른 공이 많이 들어올 수 밖에 없다. 내가 직구만 생각하고 직구 타이밍에 치는 타자다보니 타석에서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