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반성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외야수 나성범(35)의 수비실책에 대해 모든 구성원이 반성한다고 자책했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실점을 허용한데다 베테랑이자 주장의 실수라는게 더 뼈아팠다. 동시에 베테랑들과 미팅을 통해 위기를 딛고 새로운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나성범은 지난 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0-2로 뒤진 5회 1사2루에서 레이예스의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잘 잡은 뒤 후속 중계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이닝을 끝나는 동작을 취한 것이다.
이를 지켜본 2루 주자 고승민이 홈까지 달려들어 추가득점을 올렸다. 나성범은 뒤늦게 볼을 던졌으나 늦었다.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자책하는 모습이었다. KIA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수비실책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곧바로 다음 수비부터 이창진으로 교체했다. 이례적인 주장에 대한 문책성 교체였다.
결국 경기는 3-9로 크게 패하며 3연패에 빠졌다. 2위 LG에 반게임차로 쫓기는 위기를 맞았다. 더욱이 롯데에게 개막 초반 2연승을 거두고 내리 5연패를 당한 것이 선두수성에 악영향을 주었다. 주장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지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과감하게 뺐다.
만원에 가까운 관중들 앞에서 보여줄 수 없는 플레이에 곱지 않는 시선이 몰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후 베테랑들도 따로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전반적으로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마음을 다잡도록 주문했다. 선수들도 자체 미팅을 소집해 반성과 함께 집중력있는 플레이를 하자고 입을 모았다.
이 감독은 6일 롯데와의 광주 3차전에 앞서 "모두 반성해야하는 플레이였다. 나부터 반성했다. 코치진과 선수들에게도 반성하고 플레이에 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장을 경기 중에 교체한 것도 잘못해서 뺏다기 보다는 전체 선수들이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경기후 고참들을 불러 미팅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아달라고 주문했다. 감독과 코치 선수 모두가 어제 경기를 통해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선발라인업에 나성범을 4번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박찬호(유격수) 이창진(좌익수) 김도영(3루수) 나성범(지명타자) 이우성(우익수) 김선빈(2루수) 소크라테스(중견수) 변우혁(1루수) 김태군(포수)으로 구성했다. 상대선발 좌완 김진욱을 감안한 우타 위주의 라인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