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한화 신임 감독이 벤치 클리어링과 관련해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깨끗한 야구’를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KT와 경기에 앞서 전날 일어난 벤치클리어링과 관련해 잠시 언급했다.
김 감독은 “어제 우리가 경기는 이겼지만 야구에는 정말 불문율이 있다. 상대가 연패했을 때나 또 점수 차가 많이 났을 때 오해를 사는 행동은 서로 간에 안 해야 된다”며 “그게 멋있는 거고, 스포츠다. 그 친구가 어제 일부러 한 건 아닌데 상대가 오해를 할 만한 상황이 됐으니까 오늘 와서 수석코치와 저쪽에 가서 인사하라고 했다.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원은 이날 오후 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KT 선수단을 찾아가 사과했다. 박상원은 정경배 수석코치와 함께 KT 라커룸 앞에서 이강철 KT 감독을 만나 먼저 사과했다. 정 수석코치와 박상원은 "감독님,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 감독은 "어제 (김경문) 감독님이랑 다 이야기했다. 나는 괜찮다. 선배들에게 가서 사과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 때 KT 선수들을 구내 식당에서 식사 중이었다. 정 수석코치와 박상원은 식당 옆 다른 공간에서 대기를 했다가 KT 선수들에게 사과했다. KT 주장 박경수은 “정경배 수석코치님이랑 박상원이 찾아와 사과했다. 서로 잘 풀었다. 더 이상 문제화 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예의를) 지켜주는 게 좋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 같이 동업자들인데, 우리도 연패하고 그렇게 질 때가 있는데 약 오를 수 있다. 이제 팀에 온 지는 얼마 안 됐지만, 나는 그런 것 쪽에는 강조하는 편이니까, 야구를 해도 이왕이면 팀 이미지가 깨끗하게 하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 좀 더 잘 가르쳐서 다음에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서 김 감독은 이강철 KT 감독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김 감독은 “어제 그냥 가서 미안하다 했다. 감독 입장이라는 게 져도 속상한데, 기분 나쁘거든요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고, 이강철 감독이 이해했을거다”고 말했다.
지난 5일 한화-KT전. 박상원이 12-2로 크게 앞선 8회말 KT 김상수와 로하스를 삼진으로 잡고 연거푸 과도한 삼진 세리머니를 한 것이 KT 선수들을 자극시켰다. 10점이나 앞선 상황에서 상대팀을 도발하는 행동으로 받아들였다.
9회초 장성우 등 KT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흥분한 모습을 보이자, 한화 류현진이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KT 덕아웃을 향해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미안하다’는 동작을 했고, 또 양 손으로 입모양을 만들며 '내가 잘 말할게'라는 뜻의 제스처까지 했다.
하지만 경기 후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인사를 하러 나왔다가 황재균이 박상원을 향해 ‘너 이리 와봐’라고 했고, 박상원이 다가가면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뻔 했다. 양 팀 선수들이 뒤엉켜 황재균을 말렸다. 박상원은 동료에 이끌려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어 장성우가 라커룸으로 들어간 박상원을 쫓아가려 했고, 양 팀 선수들이 제지했다. 양 팀 감독들까지 그라운드에 나와 선수들을 진정시키면서 상황은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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