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20, 스토크시티)가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대선배’ 손흥민(32, 토트넘)과 소셜 미디어 계정 ‘맞팔’에 성공했다.
배준호는 6일(한국시간) 오후 9시 싱가포르 칼랑에 위치한 싱가포르 더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싱가포르(155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에 후반 25분 교체로 출격해 1골을 기록했다. 팀의 7-0 대승에 힘을 보탰다.
6월 A매치를 앞두고 처음으로 A대표팀에 차출된 배준호는 첫 A매치에서 ‘데뷔골’을 작렬했다.
이날 벤치에서 시작한 배준호는 5-0으로 한국이 경기를 리드하던 후반 25분 투입됐다.
배준호의 골 상황은 이러했다. 후반 34분 박승욱이 박스 우측으로 침투한 뒤 컷백 패스를 건넸다. 골문 앞으로 영리하게 움직인 배준호가 오른발로 정확히 마무리하며 6-0을 만들었다.
그의 골을 보고 ‘주장’ 손흥민이 그 누구보다 좋아했다. 손흥민은 배준호와 ‘훈련 파트너’였다. 그는 대표팀이 낯설 배준호를 가장 옆에서 잘 챙겨줬다. 그런 주장을 배준호는 잘 따랐다.
짧은 시간 동안 배준호와 친분이 쌓인 손흥민은 그가 떨리는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넣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내 배준호에게 달려가 포옹한 뒤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모습을 바로 앞에서 지켜보던 한국 원정 팬들은 배준호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기 전 배준호는 손흥민에 대한 존경심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지난 4일 현지 훈련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형을 처음 봤을 때 연예인 보는 느낌이었다. (전날 첫 훈련 때) 같이 운동하면서부터 ‘내가 A대표팀에 왔구나’ 실감하고 있다. 흥민이 형과 너무 실력차이가 난다.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웃었다.
또 그는 “흥민이 형은 너무 유명해서 (제가 잘 다가갈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는데, 인사드리니 ‘대표팀 발탁 축하한다고’ 말해주시고, 또 먼저 말을 걸어주시는 경우도 많아서 정말 감사하다. 높은 위치에 있는 선수가 이렇게 막내를 챙겨 주시다니, 본받을 점이 많은 분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혹시 전화번호를 아느냐’는 질문에 배준호는 “전화번호 교환은 안 했다. 보통 요즘은 인스타 ‘맞팔’하지 않나요?(웃음). 저는 당연히 먼저 (맞팔 버튼) 누를 수 있는데 흥민이 형께서 해주시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쑥스러워했다.
이날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배준호를 칭찬하면서 “아직 친근한 사이는 아니다. 준호가 이야기를 잘 안 한다"라며 농담을 건넨 뒤 "(배준호가) 먼저 팔로우하면 제가 하지 않을까요?”라면서 웃음을 보였다.
이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마친 선수단은 공항으로 향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맞팔’이 맺어져 있었다. 많은 것은 얻은 배준호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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