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는 홈런이었다".
KIA 타이거즈 천재타자 김도영(20)이 레전드의 극찬을 받았다. 천재는 고품격 타격기술을 앞세운 홈런 한 방으로 롯데 징크스를 푸는데 앞장섰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국대 3루수 출신 사령탑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3루수로 키우겠다며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김도영은 지난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4로 뒤진 8회말 1사후 타석에 들어서 전미르와 승강이를 벌인끝에 몸쪽으로 바짝 붙어 떨어지는 6구 커브를 끌어당겨 110m짜리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자신의 시즌 15호 홈런이었다.
클러치 능력을 볼 수 있는 홈런이었다. 이미 앞선 2경기를 롯데에 잡혀 분위가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롯데전 5연패를 당해 1위 수성도 어려웠다. 게다가 김선빈의 6회 투런홈런으로 따라붙었으나 손호영에게 중월솔로포를 맞아 3-4로 뒤졌다. 롯데에게 2번 연속 스윕을 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순간 터진 것이다.
KIA는 동점의 기세를 살려 나성범의 2루타와 2사후 김선빈의 우전적시타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9회는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해 세 타자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승리를 지켰다. 롯데전 5연패에 마침표를 찍는 과정에서 김도영의 한 방은 흐름을 가져오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경기 해설을 맡은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 박용택 해설위원은 "소름돋는 홈런이었다. 전미리의 주무기 커브를 벼락 홈런으로 연결했다. 스트라이크가 맞나싶을 정도모 몸쪽 바짝 붙은 타자들이 가장 치기 힘든 볼이었다. 이걸 받아 넘긴다. 몸쪽 커브 잘 떨어졌는데 기둥 안으로 넘겼다. 기술적으로 한단계 두단계 성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뷔 3년째를 맞아 김도영의 타격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KBO리그 최초로 '10홈런-10도루' 기록을 세우면서 진가를 입증했다. 5월부터는 빠른 슬라이더 등 변화구 공세를 펼쳐 홈런이 줄고 주춤했지만 다시 극복하는 타격을 하고 있다. 이날 커브를 받아친 장면이 방증한다. 타격 전부분에 걸쳐 고루 상위권에 올라있다. 20도루를 성공시켜 5홈런을 추가하면 '20홈런-20도루' 클럽도 가입한다.
한가지 흠이라는 수비력이다. 14개의 실책을 범해 이 부문 최다 1위이다. 빠른 정면타구를 놓치는 장면이 잦다. 워낙 강습타구가 많이 가는 포지션이라 적응을 해야한다. 명품 3루수로 출신 이범호 감독이 직접 김도영을 붙잡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수비력도 이제는 적응해야한다. 한국 넘버원이 되어야 하는 선수이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4~5개 상황을 미리 머리속에 그리면 좋아질 것이다"며 주문했다. 천재가 KBO 간판선수를 향해 힘찬 여정을 펼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