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한 느낌. 얘만 넘어가라고 했는데"...'명장'의 직감, '천재타자' 김도영은 여지 없었다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6.07 18: 40

"싸한 느낌 있잖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난 6일 광주 KIA전, 역전을 허용한 8회말을 되돌아봤다. 3연전 중 2승을 선점하며 위닝시리즈는 확보했다. 내친김에 스윕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6회까지 3-1로 앞서가닥 김선빈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지만 8회초 손호영의 역전 솔로포로 다시 앞서갔다. 4-3의 리드. 
8회 롯데는 예정대로 전미르가 올라왔다. 전미르는 선두타자 이창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후속 김도영과 2볼 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쳤다. 전미르의 140km 후반대 직구에 김도영의 타이밍이 조금씩 늦었다. 전미르는 김도영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 /OSEN DB

그런데 김태형 감독은 이 장면을 보면서 "싸한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 전에 직구 타이밍이 조금씩 늦었다. 그래서 변화구를 던지며 타이밍을 잡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당시전미르와 김도영의 맞대결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6구째 129km 몸쪽으로 던진 커브가 통타 당했다. 김도영은 왼팔을 펴지 않고 몸통 스윙으로 배트를 돌렸고 이 타구가 좌측 담장을 넘겼다. 4-4 동점이 됐다. 김도영의 천부적인 재능, 그리고 아우라를 단숨에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 경기를 해설했던 박용택 KBS 해설위원은 "소름돋는 홈런이었다. 전미르의 주무기 커브를 벼락같이 홈런으로 연결했다. 스트라이크가 맞나싶을 정도로 몸쪽 바짝 붙은, 타자들이 가장 치기 힘든 볼이었다. 이걸 받아 넘겼다. 몸쪽으로 커브가 잘 떨어졌는데 기둥 안으로 넘겼다. 기술적으로 한단계 두단계 성장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분위기가 KIA쪽으로 넘어갔다. 나성범의 2루타에 이어 김선빈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 맞으면서 역전을 당했다. 롯데는 승리 문턱까지 갔지만 4-5로 패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 /OSEN DB
김 감독은 "속으로 '얘만 넘어가라, 얘만 넘어가라'라고 하고 있었다. 변화구를 던지더라도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을 던져주기를 바랐는데…근데 김도영이 잘 쳤다. 어쩔 수 없다. 감독이 변화구를 바깥쪽으로 던지라고 생각을 해도 그게 쉽게 되나. 본인도 그렇게 던지려고 하다가 몸쪽으로 빠졌다"라며 "그리고 그걸 안 놓치고 친 김도영도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상대 타자지만 기술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 김도영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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