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O리그 MVP를 수상한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성공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투수 에릭 페디(31)가 웃지 못하고 있다. 화이트삭스가 역대급 꼴찌 팀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탓이다. 어느새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 14연패 늪에 빠지면서 100년 만에 불명예 기록까지 바꿨다.
화이트삭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2-14 완패를 당했다. 지난달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부터 이어진 연패 행진이 ’14’로 늘었다.
단일 시즌 기준으로 1924년 8월10일부터 8월27일까지 당한 13연패를 넘어 무려 100년 만에 구단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을 썼다.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 연패 기록은 196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갖고 있는 23연패. 1988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21연패가 아메리칸리그(AL) 최다 기록이다.
단일 시즌 기준이 아니라면 1967~1968년 두 시즌에 걸쳐 기록한 15연패가 화이트삭스의 최다 연패 기록이다. 최근 19경기에서 1승18패를 기록 중인 화이트삭스의 경기력이라면 연패가 더 길어져도 이상할 게 없다.
6일 보스턴전 경기 내용도 너무 무기력했다. 선발 제이크 우드포드가 4이닝 10피안타(2피홈런) 3볼넷 3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불펜까지 집중타를 허용하며 무려 24안타를 내줬다. 타선도 5회까지 보스턴 선발 태너 하우크에게 몸에 맞는 볼 1개를 빼고 노히터로 막히며 끌려다녔다.
이날까지 화이트삭스는 올 시즌 15승48패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통틀어 최저 승률(.238)로 추락했다. 3할 승률을 넘지 못하는 유일한 팀으로 구단 역사상 최저 승률까지 유력해 보인다. 1948년(51승101패2무 승률 .335)이 화이트삭스의 최저 승률 시즌이다. 나아가 1900년 이후 현대 야구 시대에 최저 승률이었던 1916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36승117패1무 승률 .235)까지 소환할 기세다. 역대급 꼴찌팀이 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시즌 전 에이스 딜린 시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트레이드하며 리빌딩에 나선 화이트삭스이지만 이 정도로 무너질 줄은 몰랐다. 개막 4연패를 시작으로 5연패, 6연패, 7연패, 4연패, 2연패, 2연패, 4연패 그리고 지금 14연패가 이어지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29위(5.09), 타율 30위(.216), OPS 30위(.613)로 투타가 붕괴됐다. 득실점 마진이 -152에 달한다. 선발진에선 페디와 개럿 크로셰가 원투펀치로 분투하고 있지만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5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이다. 마무리투수 마이클 코펙은 벌써 6패를 당하며 4점대(4.21) 평균자책점이다. 역전패만 22번. 타선에선 OPS .750을 넘는 타자가 전무한 실정이다.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현재 부상자 명단에 13명의 선수가 있다. 선발 마이크 클레빈저, 불펜 스티븐 윌슨, 내야수 요안 몬카다, 외야수 엘로이 히메네스, 앤드류 베닌텐디, 토미 팸 등 투타를 가리지 않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며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 와중에 페디가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며 KBO리그 MVP에 오른 페디는 13경기(74⅓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72개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최근 3경기 연속 포함 불펜이 날린 승리만 무려 5번이나 될 정도로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