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뼈아픈 끝내기패배로 두 달 천하가 막을 내렸지만 타격은 크게 없다. 이범호 감독이 생각하는 진짜 승부처는 폭염이 절정인 7, 8월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0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 5-6 끝내기패배를 당했다.
지난 6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극적인 5-4 역전승을 거두며 3연패를 끊어낸 KIA. 여기에 KBO리그를 폭격 중인 특급 외인 제임스 네일이 7일 선발투수로 나서며 연승을 향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경기 흐름이 KIA의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마운드는 크게 흔들렸고, 하필이면 승부처에서 수비 실수를 연발하면서 순위표가 바뀌기에 이르렀다.
KIA는 시즌 36승 1무 25패를 기록하면서 같은 시간 수원에서 KT 위즈를 꺾은 LG 트윈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KIA가 1위에서 내려온 건 지난 4월 9일 이후 무려 59일 만이었다. 거칠 것 없이 두 달 천하를 보냈지만 최근 7경기 2승 5패 부진으로 인해 2위라는 낯선 순위표에 자리하게 됐다. 지난달 24일 4연패를 5연승으로 만회했지만, 곧이어 KT와 롯데를 만나 2연속 루징시리즈를 당한 게 순위 하락으로 이어졌다.
8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이 감독은 “1위에서 더 빨리 내려올 수 있는 상황이 많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부상 선수들이 나왔을 때도 잘 버텨주는 경향이 있었다. 전혀 개의치 않고 경기를 해야 한다”라며 “만일 지금 1위가 큰 의미가 있다고 하면 우리도 여기에 목숨 걸면서 집착을 하겠지만 아시다시피 야구는 여름 스포츠다. 7월도 아니고 8월까지 가서 승부가 결정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7~8월 팀 구성원이 완벽해진다고 하면 언제든지 따라가고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너무 얽매이지 않았으면 한다. 나중에 우리가 힘을 갖췄을 때 또 분명히 연승을 할 시기가 온다고 본다. 그 때를 생각하면서 선수들을 잘 모아 차근차근 준비하도록 하겠다”라는 각오를 덧붙였다.
KIA는 두산 선발 김유성을 맞아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최원준(중견수) 순의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우성이 하루의 출산 휴가를 마치고 명단에 복귀했다. 이 감독은 “잘 다녀왔다고 이야기 들었다. 사흘이 법으로 주어져 있는 시간인데 하루 만에 와줘서 감독으로서 고맙다”라며 “사실 어제 찬스가 다 이우성 타선에 걸렸다.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아내, 아기 모두 별 문제없이 잘 출산했다고 하니까 본인이 심리적으로 더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선발투수는 데뷔전을 갖는 새 외인 캠 알드레드다. 이 감독은 “예상 투구수는 70~80개다. 본인도 미국에서 70~80개를 던지며 로테이션을 소화했다고 하더라”라며 “우리는 지금 이 선수가 로테이션을 소화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컨디션이 안 좋다고 쉽게 빼진 않을 것이다. 투구수를 100개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플랜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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