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잃어버린 승리들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하고 승패마진을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지 엄두가 나지 않는 현실이었다. 하지만 5월부터 차근차근 전력을 재정비했고 김태형 감독도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때 띄우고 적재적소의 용병술로 승리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5월 이후 6월 7일까지, 롯데는 17승12패 1무 승률 5할8푼6리를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LG(21승10패, 승률 .677), 두산(20승10패2무, 승률 .667)의 뒤를 잇는 3위다 현재 롯데는 탈꼴찌에 성공하며 8위까지 올라섰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단 파악을 확실하게 끝냈고 최적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지금 상황에서 안정적인 궤도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가 대단한 것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 그리고 구상했던 ‘플랜A’에 속했던 선수들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올 시즌 초반 주축이자 활력소가 되어야 했던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면서 라인업을 꾸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LG에서 트레이드 되어 합류했고 복덩이처럼 팀에 승리를 안겨준 내야수 손호영이 5월 초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리고 타선의 맏형들인 전준우와 정훈이 지난달 17일 나란히 1군에서 말소됐다. 김태형 감독의 고심을 더 깊어지게 했다. 전준우는 좌측 종아리 힘줄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정훈도 좌측 엉덩이 햄스트링 건염으로 2주 가량 회복을 해야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이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해주는 역할이 적지 않았기에 롯데는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래도 타선은 황성빈 고승민 윤동희 나승엽 등 젊은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 빅터 레이예스의 활약으로 공백을 최소화했다. 타선이 좀 더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다이나믹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을 더 골치아프게 한 사건은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의 부상이었다. 반즈는 지난달 26일 사직 삼성전에서 왼쪽 내전근 쪽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갑작스럽게 강판됐다. 당초 가벼운 부상인 줄 알았지만 정밀 검진 결과 내전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결국 복귀까지 2~3주 재활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외국인 에이스 한 명의 부상 이탈은 가뜩이나 나균안 이인복의 부진으로 이탈한 선발진에 고민을 가중시켰다. 이민석 김진욱이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계산이 서는 투수들은 아니다. 반즈가 돌아올 때까지 버티고 버텨야 하는 실정이 됐다.
일단 손호영, 정훈은 복귀했다. 손호영은 지난 2일 사직 NC전에서 복귀한 이후 5경기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 OPS 1.271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정훈은 지난 7일 SSG전에서 복귀해 차츰 기회를 받을 전망.
문제는 전준우와 반즈다. 전준우는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유명 접골원인 이지마 재활원에서 2주 가량 치료를 받고 돌아왔지만 회복 속도가 더디다. 김태형 감독은 “아직 부상 부위가 완전히 붙지 않았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회복에 4주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을 받았지만 손상 부위가 아직 덜 아물면서 재활 시점은 길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빨라야 6월 말”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준우는 사직을 오가면서 치료와 재활에 전념하는 상황이다.
반즈는 여전히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재활을 마치고 기술 훈련에 돌입하게 되면 소식이 들리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답답한 마음에 주위의 구단 관계자에게 “반즈는 어떻게 되고 있냐”라며 푸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뭔가 훈련을 시작하면 나한테 보고가 올 것이다. 아직 훈련을 시작 안했으니 보고가 안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준우와 반즈, 두 명의 투타 핵심 선수가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 한다. 하지만 가장 궁금해 하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바로 김태형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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