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대체 외국인투수 캠 알드레드의 KBO리그 데뷔전을 어떻게 봤을까.
지난달 29일 총액 32만5000 달러(약 4억 원)에 KIA맨이 된 알드레드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1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알드레드는 5-0으로 앞선 3회말 첫 실점했다. 1사 후 발 빠른 조수행을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이후 조수행의 2루 도루로 처한 득점권 위기에서 라모스 상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다만 허경민의 2루타로 계속된 1사 2, 3루 위기는 양의지를 2루수 뜬공,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극복했다. 두산 중심타선을 만나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4회말도 위기였다.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유격수 키를 넘어가는 안타를 허용한 뒤 김기연, 김재호를 연달아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만루를 맞이한 알드레드는 이유찬, 조수행에게 연달아 1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임기영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후 임기영이 라모스 상대 좌익수 희생플라이, 양의지 상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허용, 승계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는 불운이 따랐다.
알드레드는 투구수 78개(스트라이크 51개)를 기록했다. 최고 구속 148km의 직구(21개)를 비롯해 커브(29개), 싱커(19개), 체인지업(9개) 등을 구사했는데 타선이 한 바퀴 돌자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9일 만난 이범호 감독은 “이제 한 번 던진 것이다. 일부터 가장 센 팀에 처음 붙여본 건데 우리가 봤을 때는 좋은 구위를 가진 거 같다”라며 “첫 등판이었고, 잠실이라서 조금 긴장도 했을 것이다. 투구수도 미리 정해놨기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더 지켜보는 게 좋을 거 같다. 한국야구와 한국타자들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다음에는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알드레드는 전날 두산 우타자들을 상대로 유독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어제 좌타자 상대하는 걸 보면 힘을 실어서 칠 수 없는 구종을 많이 던졌다. 김재환도 보면 세게 치기보다 맞혀서 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우리나라는 좌타자들이 잘 친다. 우리가 잘 구상만 하면 좋은 피칭을 충분히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분석했다.
전날 78구를 던진 알드레드는 다음 등판에서 100구를 소화할 수 있을까. 이 감독은 “그 전에 미국에 있을 때 80개를 가볍게 던졌다. 다음에는 90~100개를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제도 80구 가깝게 던졌는데도 그렇게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100개까지 충분히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거 같다. 다음에 본인에게 80구 이상 되겠냐고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90구, 100구까지 던지게 하겠다”라는 시선을 보였다.
한편 KIA는 두산 선발 최준호를 맞아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1루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원준(중견수)-한준수(포수)-홍종표(2루수) 순의 선발 명단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윤영철이다.
주전 2루수 김선빈이 선수보호차원에서 선발 제외됐다. 이 감독은 “(김선빈이) 스윙을 하면서 등 쪽이 조금 찝히는 느낌이 있다고 해서 제외했다. 오늘, 내일 휴식을 가지면 괜찮을 거 같다. 등, 옆구리 부위는 한 번 스윙에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는 부위다. 다만 본인은 나갈 수 있다고 하니까 이따가 대타 찬스가 오면 선수 상태를 체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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